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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비문에 마사회장 제안" 제주지사 경선도 靑개입 주장

중앙일보 2019.12.25 00:31 종합 20면 지면보기

울산 이어 제주지사 선거도 관권 개입 의혹

지난해 4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에 나온 김우남 전 의원(오른쪽)과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지난해 4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에 나온 김우남 전 의원(오른쪽)과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이어 제주지사 선거에도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23일 기자와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청와대에서 제도개선비서관으로 근무(2017년 6월~18년 2월)했던 문대림을 공개행사에 배석시켜 친분을 과시하게 해주고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이 비문계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였던 김우남 전 의원의 경선 포기를 유도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
청와대측 ‘관직 매수’ 전화 의혹
“청와대 뜻 모르나 압박” 주장도
대통령 행사엔 친문 후보 배석
김우남 “1월 16일 의혹공개 회견”

제주 지역 여권 관계자도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해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 직전 7만 명 넘는 당원명부가 문대림 후보 측에 유출된 사건에도 청와대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울산뿐 아니라 제주까지 최소한 2개 지역에서 청와대의 ‘개입’이 이뤄진 셈이 된다. 김우남 전 의원 본인도 이런 의혹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다음 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의혹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곽상도 위원장의 23일 주장을 간추려 본다.
 
곽상도

곽상도

제주도지사 선거에도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뭔가.
“우선 지난해 제주도 평화공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4·3 희생자 70주년 추모식이다. 도지사·유족 대표 등 극소수만 들어가는 위폐봉안소에 아무 직책 없던 민간인 문대림이 대통령과 함께 들어가 사진이 찍혔다. 이걸 문대림이 홍보물로 돌렸다. 경선을 딱 열흘 앞둔 시점이었으니 최고의 홍보였을 것이다.”
 
또 다른 정황은.
“손학규계로 비문 후보였던 김우남 전 의원에 대해 청와대 비서관 등 여권 핵심 3명이 ‘마사회장 어떠시냐’며 자리를 제안하는 한편 김우남 참모진에겐 ‘청와대 뜻을 모르느냐’고 압박하며 경선 포기를 유도했다는 전언을 들었다. 김우남이 거부한 탓에 성사는 안 됐지만 울산처럼 청와대가 매수·압박을 통해 비문 후보를 주저앉히고 친문 후보를 공천하려 한 것 아닌가. 이런 노골적인 개입이 울산에 이어 제주는 물론 경남 사천·양산·창원시장과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도 추진됐다는 의혹이 있어 조사하고 있다.”
 
김우남은 그래도 경선에 나갔지 않나.
“제주는 독특한 지역이다. 정당보다 후보의 카리스마와 인맥이 중요하다. 그래서 청와대 압박에도 불구하고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불법적인 개입이 정당화될 순 없다.”
 
24일 접촉한 제주 현지 여권 관계자의 전언은 좀 더 구체적이다.
 
지난해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열흘 앞둔 4월 3일 제주 4·3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문대림(오른쪽).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열흘 앞둔 4월 3일 제주 4·3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문대림(오른쪽).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에서 김우남에게 직접 경선 포기를 유도한 정황이 있나.
“지난해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 직전 김우남에게 청와대 모 비서관 등 3인이 잇따라 전화해 마사회장과 농수산진흥공사장 등 ‘자리’를 제안했다. 김우남이 캠프 사무실에서 그 전화를 받아 대화할 때 주변에서 (참모들이) 다 들었다. 그래서 이 사실은 제주에서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전화 건 사람들은 과거 김우남과 국회나 상임위 활동을 같이하는 등 가까운 사이였으니 따로 서울로 불러 만나지 않고 전화로 용건을 얘기한 거다. (청와대 인사 맞나) 마사회장 같은 요직을 제안할 힘 있는 사람이 거기 아니면 어디 있겠나”
 
그것 뿐인가.
“‘청와대 뜻을 아직도 모르나’며 후보 사퇴를 압박한 전화가 청와대 쪽에서 걸려온 적도 있다. 문대림과 친한 청와대 모 비서관이 김우남의 참모에게 그런 취지의 전화를 했다고 한다. 녹취록도 있다고 한다. 그밖에도 김우남 측이 공개할 개입 의혹은 적지 않다,”
 
또다른 의혹은.
“정말 심각한 것이 당원명부 유출사건이다. 경선을 앞두고 제주지역 당원 7만2905명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담긴 명부가 유출됐다. 검찰 수사 결과 문대림 후원회 회계책임자인 여성 강 모 씨의 컴퓨터에서 명부가 인쇄·발송된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 일자는 2017년 11월로 추정된다. 당원명부는 중앙당에서 관리하는 일급보안 문서다.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김우남조차 접근이 안 되는 문서인데 민주당 경력이 일천한 문대림 측이 이걸 어떻게 입수했겠나. 결국 중앙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청와대 실세’가 당에 지시해 문대림 측에 명부를 넘겨주게 했을 것으로 의혹을 받을 수있다.”
 
명부가 문대림에게 흘러가 경선에 영향을 미친 것인가.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당장 투표의 50% 지분을 가진 권리당원 18000명 자택에 문대림의 홍보물이 족집게처럼 발송됐다. 명부가 없는 김우남에 비해 땅 짚고 헤엄치기식 경선운동을 한 셈이다. 수상한 것은 당원명부를 발송한 강씨가 함구한다는 이유로 검찰이 ‘윗선’이 있는지 추궁 않고 강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만 기소해 1심에서 500만원 벌금형에 그치게 만든 점이다. ‘윗선’은 결국 청와대일 수밖에 없으니까 강씨가 입을 다물었고 검찰도 더 캐려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다.”
 
그것만으로 청와대의 개입을 어떻게 단정할 수있는가.
“김우남은 3선 의원 출신에다 조직도 강하다. 도의회 의장과 청와대 비서관이 경력의 핵심인 문대림이 경선에서 이길 공산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재직 시절 문대림을 데리고 제주도에 여러 번 내려와 재계 유지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한다. 골프도 쳤다고 한다. ‘청와대가 문대림을 민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이쯤 되면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개입한 의혹 아닌가. 또 문대림이 원희룡 무소속 후보와 대결한 본선에선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중진들이 몇번씩 제주로 날아와 문대림을 지원했다. 문대림은 낙선한 뒤에도 공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에 임명됐다. 친문 프리미엄 낙하산의 전형 아닌가”
 
문대림이 문 대통령과 어떤 관계길래 프리미엄을 누렸다는 의심을 받을 수있나.
“문대림은 원래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 계열 인사인데 2012년 대선 때 제주도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눈에 들었다고 한다.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한 끝에 문재인 청와대의 비서관으로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에 도전한 문대림을 위해 ‘제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대림’이란 영상 메세지를 보내줬다. 2017년 대선 전날 문 대통령 유세 차량이 과속한 사실이 적발돼 한 달 뒤 청와대로 과태료 딱지가 날아오자 당시 담당 비서관이던 문대림이 대통령에게 ‘사비로 내시는 게 좋겠다’고 보고했고 대통령이 그대로 따랐다는 보도도 났다. 그만큼 문대림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걸 부각하려는 청와대의 언론 플레이였다. 또 지난해 4·3 행사 당시 제주시 라마다 호텔에서 문 대통령이 유족들과 오찬을 했는데 참석자가 엄격히 제한된 이 자리에도 문대림이 함께 들어가 대통령 주변 테이블에 앉았다.”
 
이런 의혹 제기를 바탕으로 김우남 전 의원과 24일 통화했다.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다는데.
“그렇다. 명부 유출 사건은 명백히 ‘윗선’이 있는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중앙당도 문대림을 편들며 불공정 경선을 거들었다. 내가 경선 직전 명부 유출 사실을 적발하고 서울 당사를 찾아가 경선연기를 요구했는데 무조건 묵살하고, 경선을 강행하더라.”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인가.
“언론이 의혹을 취재해서 내게 물어오지만 난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 하지만 강씨의 2심이 확정되는 1월 16일이 되면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이 묻는 모든 의혹에 대답하겠다. 또 검찰에는 재수사를, 중앙당엔 유출자 색출을 요구하겠다. 당이 이를 거부하면 내년 총선 경선도 불공정하게 치러질 공산이 커지므로 경선 불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다.”
 
한편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문대림 이사장은 "(청와대 개입) 전혀 없다. 소설 쓰지 말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 측은 지난해 경선 직후 캠프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중앙당의 엄격한 검증절차를 통과했으며, 공정한 경선을 통해 제주지사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명부 관리 주체는 중앙당과 시도당으로, 유출에 대해 우리로선 알 수 없다”며 "문대림 캠프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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