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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밟고 가라"…한국당 몫 위원 출근길, 세월호 가족 반발

중앙일보 2019.12.24 17:47
24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50차 전원위원회의에 참석하는 김기수 비상임위원의 입장을 막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50차 전원위원회의에 참석하는 김기수 비상임위원의 입장을 막고 있다. [뉴스1]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등을 위해 꾸려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기수 변호사의 24일 첫 출근길이 유가족들에게 한때 가로막혔다. 김 위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매체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 표현해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김위원은 또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설도 제기했었다. 이밖에 과거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서 대리기사 쪽 무료 변론을 맡기도 했다.
 
4·16 가족협의회는 24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50차 전원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근하던 김 위원을 막았다. 협의회는 "양심이 있으면 오면 안된다" "세월호 유가족을 밟고 가라"며 항의했다.
 
김 위원은 “나는 대통령이 임명해서 온 사람이다. 공무수행을 하러 왔는데 방해하는 건가”라며 맞섰다. 김 위원은 가로막는 유가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대치 끝에 결국 전원위원회는 무산됐고 김 위원은 발걸음을 돌렸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50차 전원위원회의에 참석하는 김기수 비상임위원의 입장을 막고 있다.[뉴스1]

2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50차 전원위원회의에 참석하는 김기수 비상임위원의 입장을 막고 있다.[뉴스1]

김광배 가족협의회 사무처장(2학년 5반 건우 아버지)은 “오늘 사참위 전원위원회 의결 건 3건 중 2건이 세월호 참사 관련이었다”며 “우리는 김기수가 특조위 비상임위원 자격이 없다고 보기에 임명을 거부했고 회의 참석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김 위원의 특조위 참여는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했다.
 
김 처장은 “한국당 추천 위원들의 조작과 조사방해로 1기 특조위도 해체됐다”며 “한국당 추천으로 들어온 것은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해 들어온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조위 관계자는 “김 위원은 교통사고 표현 등 이력 때문에 유족의 반발이 매우 심하다”며 “김 위원의 회의 참석을 앞두고 유족이 긴급 항의시위를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8월 한국당이 김 위원을 특조위원 후보로 추천하자 임명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임명이 강행되자 가족협의회는 특조위에 "김 위원이 사참위 세월호 자료에 접근하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일을 막아달라"고 신청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앞에서 4.16세월호 유가족들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기수 변호사 임명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2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앞에서 4.16세월호 유가족들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기수 변호사 임명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김 위원은 현재 특조위의 조사대상이기도 하다. 가족협의회는 김 위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 법률단체에 소속돼 이른바 ‘사법농단’을 통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특조위는 지난달 ‘김 위원의 진상규명 방해 사건’을 조사하기로 의결했다. 특조위는 세월호 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연관된 피해자나 그 가족이 진상규명을 신청한 사건은 요건에 맞지 않는 등의 사유가 없는 한 조사해야 한다.
 
김 위원은 8월 야당 몫의 신임 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추천됐다. 특조위원은 국회가 추천(국회의장 1명, 여당 4명, 야당 4명)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날 유족의 반발로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전원위원회는 31일로 연기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 위원에 대한 세월호참사 관련 제척·기피 신청의 건’과 ‘전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과 청와대 등의 사찰 지시 혐의에 대한 조사내용 수사요청 및 공개의 건’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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