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대통령의 의아했던 UNIST방문…작년 2월 울산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9.12.24 16:48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12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의 학사모 수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며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12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의 학사모 수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며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검찰이 울산 지역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일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에 이례적인 방문이라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선거개입 의혹과도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서 수사를 받은  울산시청 전직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UNIST 방문 일정이 의아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해외 정상을 만나기도 바쁜데 울산까지 내려와 졸업장을 수여하고 간 건 민주당 경선에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울산공항에서 민주당 관계자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일정 사이 눈에 띄는 <br>문재인 대통령 울산 방문 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평창 올림픽 일정 사이 눈에 띄는 <br>문재인 대통령 울산 방문 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평창올림픽 17일 중 대통령 국내 일정은 울산이 유일

 
실제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 대통령의 공식 일정에 따르면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 개회식부터 25일 폐회식까지 국내 일정은 18일 UNIST 방문 하나뿐이었다. 이 기간 일정은 이방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좌관 등 대부분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의 만남으로 짜여 있다.  
 
UNIST 내부에서도 당시 대통령 방문이 특별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UNIST 관계자는 “전국에 정부가 운영하는 과학기술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네 곳이며 UNIST가 역사나 예산 규모로는 막내급인데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도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축사를 하려고 했지만, 청와대에서 자제해달라는 해 결국 못했다”고 말했다.

  
UNIST는 울산시가 추진한 산업재해 모(母) 병원 설립과도 관련이 있다. UNIST는 산재 모 병원이 학교 내 부지에 설립되도록 울산시에 요구했다. 병원 유치에 힘썼던 UNIST 관계자는 “병원이 학교 내에 세워지면 의과대학 설립에 유리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산재 모 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지난 20일 압수수색했다. 김기현 전 시장이 추진했던 1700억원 규모 산재 모 병원의 예산 심의 과정이 경쟁자였던 송철호 현 시장 측에 미리 전달돼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 조사하고 있다. 
 
   

2014년 7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울산시 남구 삼산동 디자인거리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7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울산시 남구 삼산동 디자인거리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시장 측 “대통령 방문 뒤 선거 판세 움직여”

 
김 전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후보 마감 직후 선거가 시작되는 날 KDI가 진행한 산재 모 병원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행정 부처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울산시 전직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의 UNIST 방문 직후 민주당 경선 후보가 칩거에 들어가는 등 선거 판세가 움직였다”며 “실제 물밑 접촉이 있었는지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시장은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인권 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2014년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국회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송 시장 유세장에 나타나 “내 가장 큰 소원은 송철호 당선”이라고 할 정도였다.  
 
김민상·이가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