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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짓말 된 제로페이…공제율 40%→30%로 하향 조정

중앙일보 2019.12.24 15:35
“착한 서울시민 당신에게 47만원이 돌아옵니다”
 
제로페이 광고.[중앙포토]

제로페이 광고.[중앙포토]

지난해 12월 20일 출범한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내세웠던 광고 문구다. 연 소득 5000만원으로 연간 2500만원을 제로페이로 쓰면 연말정산 시 7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이는 같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썼을 때 환급받는 돈(28만원)보다 47만원 더 많다는 것이다. 
 
제로페이로만 연간 2500만원을 결제하는 게 현실성이 있느냐는 지적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광고는 과장을 넘어 결국 거짓말이 됐다. 이 광고의 전제조건은 제로 페이 사용분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40%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제로페이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직불카드, 현금영수증과 동일한 30%로 확정했다. 24일 연 국무회의를 통해서다. 당초 정부 안은 40%였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법 통과도 되지 않은 혜택을 서울시가 마치 확정된냥 홍보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소득공제율 40%는 제로페이의 사실상 유일한 장점이 될 수 었다. 제로페이는 신용카드나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에 비해 불편하다. 간편결제 앱을 실행한 다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QR 코드를 찍은 뒤 사용자가 직접 결제 금액을 입력해야 결제가 가능하다. 사용처도 체크카드 등에 비해 적다. 이런 불편에 공제율도 체크카드, 현금과 동일하게 됐다. 제로페이 사용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로페이는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제로페이출범 이후 누적 결제액은 7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올해 국내 신용ㆍ체크카드 결제액은 900조원이 넘을 거로 추정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혜택이 거의 없다. 제로페이란 이름처럼 수수료율 ‘0’을 적용받으려면 연 매출 8억원 이하, 상시 근로자 5인 이하라는 기준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수료 1.2%를 물어야 한다. 체크카드(1.3%)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첫 날인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첫 날인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방송에서 “신용카드가 정착하는 데 40년이 걸렸다. (제로페이는) 앞으로 3년 정도면 정착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의 생각은 다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간편한 결제 수단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관(官)'이 밀어붙인다고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제로페이가 활성화될 수는 없다”며 “당초 공언했던 혜택까지 줄었으니, 앞으로 제로페이는 결제 시장에서 사장(死藏)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넘은 차 새 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 70% 덜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0년 이상 된 노후차를 경유차가 아닌 새 차로 교체할 경우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ㆍ법인세법ㆍ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내년 1~6월에 2009년 12월 31일 이전 등록 노후차를‘경유차가 아닌’ 신차로 교체하면 개소세율을 현행 5%에서 1.5%로 낮춰준다. 100만원 한도에서 깎아주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이 1%에서 2%로 상향 조정된다. 중견기업은 기존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7%에서 10%로 오른다. 적용 기간은 대기업의 2배인 2년이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액감면율 혜택은 2021년부터 임대 주택을 2채 이상 임대하는 경우에만 적용토록 혜택 범위가 축소된다. 민간 임대주택을 8년 이상 장기임대 시 장기보유 특별 공제를 50∼70% 적용하는 과세특례에 대해서는 2022년 말까지 등록한 주택에만 적용키로 하는 일몰을 도입했다.
 
아울러 2021년 사용분부터는 신문 구독료도 도서 및 공연비와 마찬가지로 소득공제(30%)를 해준다. 사회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적용 기한은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된다.
 

내년 예산 상반기에 71.4% 투입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 배정계획’을 정했다. 부진한 경기를 띄우고자 내년 전체 세출 예산의 71.4%에 해당하는 305조원을 상반기에 배정한다. 상반기 배정 비율은 2013년 상반기(71.6%)이후 7년 만에 최고다. 상반기 배정 예산 규모가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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