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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산성 "韓과 수출규제 인식 차이, 신뢰회복 오래 걸릴 수도"

중앙일보 2019.12.24 14:00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카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이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어대 백일홀에서 열린 제12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카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이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어대 백일홀에서 열린 제12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4일 한ㆍ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가 수출규제 철회 등을 위해 ”신뢰관계를 다시 구축하거나 갭(차이)을 채우는 데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일기자교류프로그램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을 면담한 자리에서다.

18일 일본 도쿄 경산성에서 기자단 면담
"화이트국가 복원 고도의 조치, 시간 필요"
방위성 관계자 "지소미아 정상으로 돌려야"

 
경산성 관계자는 “수출규제는 선진국의 기술이 대량살상무기 등의 무기를 제조하는 다른 나라에 가지 않도록 관리하자는 국제적인 약속에 따른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인식에 관한 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국가(안보우호국) 명단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 “이는 고도의 조치라 (나라 간)높은 신뢰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며 “법과 정책의 문제지만, 신뢰관계를 다시 구축하거나 갭을 채우는 데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쪽에서 고도의 신뢰 회복 조치가 있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회복이 어렵다는 취지다.
 
16일 도쿄의 경제산업성 회의실에서 한일 산업당국간 국장급 정책대화가 열렸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등 한국측 8명,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등 일본측 8명이 참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6일 도쿄의 경제산업성 회의실에서 한일 산업당국간 국장급 정책대화가 열렸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등 한국측 8명,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등 일본측 8명이 참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 관계자의 발언은 일본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설명하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본 정부가 향후 수출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살라미식으로 철회하며 시간끌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한국산 반도체 생산 부품 3개 품목 중 포토 레지스트 1개 품목에 한해 다시 포괄'특정'허가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4일 한ㆍ일 정상회담의 분위기 조성 차원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산상은 22일에는 다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완화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신청 절차를 변경한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방위성 관계자, ”대북제재 완전히 이행돼야”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와 몰디브 선적 유조 '신유안 18호가 지난달 24일 밤 중국 상하이 동쪽 250㎞ 해상에서 야간에 불을 켠 채 나란히 마주 댄 모습.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촬영했다. [사진 일본 방위성]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와 몰디브 선적 유조 '신유안 18호가 지난달 24일 밤 중국 상하이 동쪽 250㎞ 해상에서 야간에 불을 켠 채 나란히 마주 댄 모습.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촬영했다. [사진 일본 방위성]

 
일본 방위성은 북한 문제에 관해 한ㆍ미ㆍ일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16일 “일ㆍ한(한ㆍ일)관계에서 정치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을 알지만, 북한의 위협 때문에 3국(한ㆍ미ㆍ일)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ㆍ미ㆍ일은 지난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비해 합동 훈련도 진행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든 단거리이든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일본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 이라고 강조했다. 미사일 엔진용 고체연료 개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기습 공격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은 경제적으로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도발을 반복한다”며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하고 (북한 선박의)불법 환적을 단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일본 자위대는 북한의 공해상 불법 석유 환적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중단은 불행 중 다행”

한국 해군의 강감찬함(DDH-979ㆍ앞쪽)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사자나미함(DD-113)이 나란히 항해하고 있다.  [사진 패이스북 ROK Armed Forces 계정]

한국 해군의 강감찬함(DDH-979ㆍ앞쪽)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사자나미함(DD-113)이 나란히 항해하고 있다. [사진 패이스북 ROK Armed Forces 계정]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이 ‘조건부 종료 유예’와 관련해 방위성의 또다른 관계자는 “불행 중 다행”이라며 “베스트(best)는 아니지만 워스트(worst)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모습으로 다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올 초 한ㆍ일 국방당국은 일본 해상 초계기의 레이더 조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는데, 이 영향으로 매년 하던 한·일 하사관급 교류 프로그램도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경색된 한·일 관계의 여파다.
 
이 관계자는 고노 다로 신임 방위상에 대해 “외무 대신이었을 때는 한국에 세게 나가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방위 대신으로서는 한국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평소 지한파로 알려진 고노 방위상은 지난해엔 외무상을 맡아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 때리기’의 선봉장에 섰다. 작년 9월부터 방위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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