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기 먹어야 힘 세진다? 세계 1위 '파워맨'이 먹은 것은…

중앙일보 2019.12.24 07:00

[더,오래] 강하라·심채윤의 비건라이프(17) 

 
타이타닉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더 게임 체인저스'는 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쏟아낸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타이타닉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더 게임 체인저스'는 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쏟아낸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성룡이 공동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화제다. ‘더 게임 체인저스(The game changers)’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이 영화에는 UFC 챔피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미식축구 선수 등 다양한 스포츠 스타들이 등장한다. UFC 챔피언이었던 주인공 제임스가 부상을 입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영화에는 미식축구팀 선수 세 명의 흥미로운 실험이 소개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결과들과 선수들의 반응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영화에는 미식축구팀 선수 세 명의 흥미로운 실험이 소개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결과들과 선수들의 반응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특히 정력에 관심이 큰 남자들이라면 이 영화가 매우 도움될 것이다. 어느 날 영화 제작팀은 미식축구팀 선수 3명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선수들이 먹은 식사는 고기가 포함되지 않은 식물 기반의 비건 식사였다. 놀랍게도 이들이 경험한 변화는 매우 드라마틱 했다. 선수들이 자는 동안 측정한 성기의 굵기와 지속력에 대한 자료는 모두 큰 차이가 났는데 이 차이가 너무도 커서 선수들은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의사는 선수들에게 “밸런타인데이 때 연인과 어느 식당을 가겠냐?”라고 묻는다. 세 선수 모두 박장대소하며 채식 식당에 가야겠다고 답한다.
 
실제로 식물 기반의 식사는 신체 컨디션을 놀랍도록 향상시킨다. 완전한 식물 기반의 비건 식사를 했을 때 1~2주만 지나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이 가뿐해지고 몸이 가벼워지고 컨디션이 좋아짐을 경험했다. 몇 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이를 데리고 차도 없이 놀이공원에 갔다. 버스와 경전철을 갈아타고 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었다. 도시락과 먹을 것을 준비해 간 소풍에서 우리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놀이공원 여정은 늘 우리에게 피곤했던 기억이었지만 이전과 달랐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든 막내를 업고 왔다. 버스에서 내려 15분을 업고 걸었지만 피곤하지 않음에 놀라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중 늘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먹는 음식부터 다시 점검하기를 권한다.
 
채식이 뭐 대단한가? 유별날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다. 우리는 완벽한 채식을 권하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을 많이 먹으면 몸에 좋다는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도 모두 아는 사실이다. 다만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도 많고, 궁금한 맛도 너무나 많아서 먹다 보니 채소와 통곡물을 덜 먹게 될 뿐이다. 맛있는 디저트가 너무도 많아서 과일을 덜 먹게 될 뿐이다. 과거보다 우리는 확실히 육식을 많이 한다. 1970년대에 비해 10배 이상 육류 소비량이 늘었다. 그만큼 작은 대한민국에서 동물들을 먹기 위해 많이 키운다는 뜻이다. 해마다 가축 질병으로 수백만 마리가 죽고 산 채로 땅에 묻힌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은 확실하다.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님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선뜻 멈춰지지 않는다. 고기 없이 채소와 통곡물로 밥을 찾아 먹기가 더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체인저스’에서는 먹는 음식과 관계없이 현대인의 39%는 비타민 B12 부족으로 밝혀졌다. 가장 큰 이유는 땅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란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하여 토양의 미생물이 사라졌고 그 땅에서 자란 풀을 먹는 동물들도 B12가 부족해졌다. 자연 재배와 유기농업으로 땅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한 이유 중 한 가지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자연환경은 후세에 물려줄 의무가 있는 빚이다. 바라보고 경험하고 즐겼던 아름다운 우리 자연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의무이자 책임이다. 지금 이대로의 소비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채식 지향은 이런 기대감에 부응한다. 기후 위기를 늦추고 자원과 물, 식량을 지킬 수 있는 실천의 시작이기도 하다.
 
다시 ‘더 게임 체인저스’로 돌아가자. 단 한 번도 팀이 우승한 적 없던 어느 미식축구팀 이야기가 영화에 나온다. 선수 중 한 명의 아내는 채식요리사였고 팀원에게 경기를 앞두고 채식 식사를 일정 기간 제공했다. 그해 이 팀은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파트리크 바부미안’은 555㎏g을 들고 10m를 이동했다. 그는 대회장에서 기록 경신을 확인하는 순간 환호하는 관중들 앞에서 “비건 파워(Vegan Power)!”라고 외쳤다. 바부미안에게 물었다. “고기도 안 먹고 어쩌면 그렇게 황소처럼 힘이 센가요?” 그가 대답했다. “황소가 고기 먹는 거 봤어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파트리크 바부미안'은 기록 유지와 갱신의 가장 중요한 비결로 채식을 꼽았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파트리크 바부미안'은 기록 유지와 갱신의 가장 중요한 비결로 채식을 꼽았다. [사진 더 게임 체인저스]

 
로마 시대의 검투사들도 대부분 채식을 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동물의 살을 먹어야 단백질이 보충되고 그들처럼 힘이 세진다는 가설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동물은 중개자일 뿐, 그들도 풀과 곡식, 채소와 과일을 먹고 힘이 세지고 덩치가 커진다. 동물을 통해서만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세계적으로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 대체육과 육류세, 유럽 대학과 공공기관의 고기 퇴출은 여러 분야에서 과학과 수치에 기반을 둔 움직임이다. 금연 운동이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처럼 건강, 환경, 동물들까지 살릴 수 있는 식물 기반의 채식 생활도 확장되길 기대해본다. 잊지 말자! 우리는 완벽할 수도, 완벽할 필요도 없다. 인식하고 지향해가는 것에 더 큰 변화와 의미가 있다.
 
작가·PD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강하라 강하라 작가 필진

[강하라·심채윤의 비건 라이프] ‘요리를 멈추다’ 저자. 음식을 바꾸면서 간결한 삶을 살게 된 부부가 유럽 주요 도시들에서 경험한 채식문화와 가족이 함께 하는 채식 실천 노하우를 소개한다. 음식을 통해 삶이 얼마나 즐겁고 홀가분할 수 있는지 그 여정을 함께 가보자.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