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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40배 오른 넷플릭스 주가...네이버는 3배 올랐다

중앙일보 2019.12.24 06:00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오피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오피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오랜 투자자는 지난 10년이 즐거웠을 것이다"
 
지난 21일 로이터통신은 최근 10년간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우량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을 분석해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 업체 리피니티브의 자료를 토대로 했다. 이에 따르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Over the top) 기업 넷플릭스의 주가는 2009년에 비해 4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2월 18일 넷플릭스의 주가는 주당 7.61달러였고, 2019년 12월 20일엔 336.9달러로 10년 새 329.29달러가 올랐다. 상승률 4327%. 2009년 100만원으로 넷플릭스 주식 100주를 샀다면 지금 약 3800만원(3만2000달러)을 벌었을 수 있다. 최근 10년 동안 S&P500 지수 상승률이 192%인 것을 감안하면 대박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미국 주요 IT기업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10년간 미국 주요 IT기업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우스 오브 카드' 성공 '3배 뛴 주가' 

 
넷플릭스는 OTT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펭귄'이다. 1997년 DVD 온라인 대여 서비스에서 시작해 2007년 구독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한다. 하지만 콘텐츠 구매 비용이 증가하고, 경쟁업체가 늘어가자 넷플릭스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였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성공을 거둔 2013년 주가는 298% 상승했다. 본격적인 세계화에 나선 2015년(134%)에도 주가 상승 폭이 컸다. 10년간 구독자가 1억 5000만명 이상 늘어난 넷플릭스는 주가 상승률에서 미국 IT 공룡들을 압도했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모두 지난 10년간 주가가 2배 이상 뛰었지만, 다른 네 기업도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김세환 KB증권 글로벌주식팀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성장율 지표를 투자에 적극 활용한다. 대형 기술주가 미 증시를 이끈 건 ROE 성장률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는 독점 콘텐츠 전략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 다른 IT기업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FAANG 뜨고, 에너지 지고 

 
지난 10년간 주가 하락 컸던 S&P500 3개 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10년간 주가 하락 컸던 S&P500 3개 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넷플릭스가 미 증시의 황금기를 이끈 동안 화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기업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석유 탐사업체 아파치는 이 기간 주가가 77% 곤두박질쳤다. 동종 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67%), 데본에너지(-63%) 등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주가가 크게 떨어진 S&P500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에너지 관련 기업이었다. 
 
김범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경제 구조가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제조업의 비중이 줄었다. 에너지 회사는 제조업에 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철퇴를 맞은 것"이라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에너지 산업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주요 IT기업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10년간 한국 주요 IT기업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국은 SK하이닉스 339%, 엔씨소프트 247%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의 주가는 어땠을까?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삼성전자·네이버 등 한국 대표 IT기업의 2009년부터 올해까지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지수(3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주가는 339% 올랐고, 삼성전자는 262%였다. 소프트웨어 기반 IT 기업 중에서는 게임을 만드는 엔씨소프트의 상승률(247%)이 네이버(201%), 카카오(다음 포함·133%)보다 높았다. 하지만 미국에 비해서는 주가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지 않다는 얘기다. 
 
산업별 주가, 상승-하락폭.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산업별 주가, 상승-하락폭.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금속·운수업·건설업 등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IT산업(IT 소프트웨어, 통신업)의 10년간 주가상승폭(163%)보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상승폭(334%)이 더 컸다. 
 
김범준 위원은 "산업구조 변화와 맥락을 함께한다. 철강, 조선, 화학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한 산업군이 글로벌 위기 이후 고전했다"며 "삼성 등 반도체 회사가 선전했지만, 다른 국내 IT기업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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