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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도와주고 유흥업소에 뇌물 받고…경찰 비리 공격 나선 검찰

중앙일보 2019.12.24 05:01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바람에 나부끼는 검찰 깃발(왼쪽)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로비 모습. [뉴스1·뉴시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바람에 나부끼는 검찰 깃발(왼쪽)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로비 모습. [뉴스1·뉴시스]

검찰이 최근 마약사범을 도와주기 위해 허위 서류를 작성한 경찰과 유흥업소 운영자에게 뇌물을 받고 잠적한 전직 경찰관을 재판에 넘기며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서로의 치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분위기다. 앞서 검경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는 ‘울산 고래고기 사건’을 경찰이 재수사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수사 협조했다” 마약사범 감형 도와준 경찰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영빈)는 19일 전‧현직 경찰관 14명 중 6명을 기소하고, 9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재판을 받는 마약사범에게 제보를 받지 않았음에도 마치 이들에게 제보를 받은 것처럼 허위 내용의 수사 공적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다. 재판을 받는 마약사범이 다른 마약 범죄를 제보해 수사에 기여한 경우 감형요인이 될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거다. 실제로 경찰이 허위 공적서를 써준 마약사범 두 명은 각각 징역 2년에서 징역 1년6월로, 징역 1년6월에서 1년4월로 줄어든 판결을 받았다. 일부 경찰은 수사 실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약범죄를 제보받고자 마약사범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경위가 브로커에게서 마약을 챙긴 사례도 드러났다. A씨(45)는 마약사범에게 대가를 받고 수사기관에 허위 공적서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속칭 ‘야당’에게 2017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3회에 걸쳐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14정을 공짜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현직 경위 B씨(50)는 마약사범의 변호인에게 체포영장 사본을 세 번에 걸쳐 제공하기도 했다.  
 

‘룸살롱 황제’에게 뒷돈 받은 경찰

검찰은 이튿날에는 서울 강남 소재 룸살롱 등 유흥주점 운영자에게 단속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7500만원의 뇌물을 받고 7년 동안 잠적했던 전직 경찰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전직 경찰관 박모(51)씨는 2012년 3월 자신이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표를 낸 뒤 잠적했다가 지난 9일 체포됐다. 박씨에게 돈을 건넨 이는 ‘룸살롱 황제’로 불렸던 이경백씨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에게 뇌물을 받은 전‧현직 경찰관들은 모두 법적 책임을 졌으나 박씨만 처벌을 피하고 있었다.  
 

경찰 “이미 보도된 일” vs 검찰 “다른 의미 없다”

경찰은 검찰의 보도 자료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경찰은 19일 “지난해 6월부터 공적확인서 발급 시 엄격한 내부 검토 및 확인과정을 거쳐 작성 및 발송하도록 하는 내부 개선방안을 마련해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면서도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수차례 경찰관서 압수 수색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미 언론 보도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미 공개됐던 사건을 다시금 환기하는 데 불만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두 사건 모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관련 허위 공적서 작성 사건은 지난해 5월부터 심층 수사해왔고 다수의 경찰관을 범행 횟수, 동기 등에 따라 다르게 처분해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물 받고 잠적했던 전직 경찰관은 수년간 도주하다가 최근 잡혀서 구속 기간 내 처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법안 합의…본회의 통과는 미지수

한편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통합파,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으로 이뤄진 국회 협의체(4+1)는 23일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수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공수처법과 관련해서는 공수처장 임명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는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보완 수사와 시정 요구를 할 수 있지만 경찰의 수사권이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결사 저지하겠다”며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상황이어서 법안 통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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