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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날씨에 얼음 안 얼어 겨울축제 비상…홍천강 꽁꽁축제 또 개막 연기

중앙일보 2019.12.24 05:01
지난 22일 오후 찾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 꽁꽁축제장에 얼음이 얼지 않은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22일 오후 찾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 꽁꽁축제장에 얼음이 얼지 않은 모습. 박진호 기자

 
“얼음판이 없는 상황에서 축제를 할 수도 없고… 결국 축제를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찾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 홍천강 꽁꽁축제 준비가 한창이어야 할 축제장 얼음판으로 진입하는 길엔 통행을 막는 통제선이 붙어있었다. 따뜻한 날씨 탓에 축제장 상당 구간에 얼음이 얼지 않아서다. 얼음이 언 곳도 두께가 얇아 금이 간 곳이 많았다.

지난 21일 개막 예정이던 평창송어축제도 28일로 연기
홍천·평창 2016년 겨울 축제 때 이상기온으로 일정 늦춰
스키장들도 눈 내리지 않아 전체 슬로프 개장일 연기해

 
홍천강 꽁꽁축제 관계자는 “현재 얼음이 5㎝밖에 얼지 않아 축제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5㎝ 이상은 얼어야 축제를 준비하는 데 문제가 없는데 최근 날씨가 따뜻해 얼음이 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홍천강 주변의 낮 기온은 7도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였다.
 
축제를 주관하는 (재)홍천문화재단은 23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3일에 개막 예정이었던 축제를 연기하기로 했다. 변경한 개막은 1월 10일이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던 얼음낚시 온라인 예매 일정도 26일로 변경했다.  
지난 22일 오후 찾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 꽁꽁축제장 주변에 내년 1월 3일 축제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축제준비위원회는 23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갖고 축제 연기를 결정한다. 박진호 기자

지난 22일 오후 찾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 꽁꽁축제장 주변에 내년 1월 3일 축제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축제준비위원회는 23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갖고 축제 연기를 결정한다. 박진호 기자

 

1월 10일에도 얼지 않으면 부교 낚시터로 대체 

홍천문화재단 측은 1월 10일에도 얼음이 얼지 않을 경우엔 얼음낚시를 제외한 부교 낚시, 맨손 송어 잡기, 실내낚시터, 이벤트 체험장을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얼음 낚시터를 대신할 부교 낚시터의 경우 한꺼번에 1000명가량이 올라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축제에 참여하는 관광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결빙 여건에 따라 개막 일정을 조정했다”며 “하지만 내년 1월 10일엔 얼음이 얼지 않아도 축제를 개막한다. 얼음 낚시터 대신 안전한 부교 낚시터가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미 얼음이 얼지 않아 축제 개막을 못 한 곳도 있다.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매년 열리는 평창송어축제는 개막을 일주일 연기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개막이 목표였는데 얼음이 얼지 않아 오는 28일로 개막을 연기했다. 축제는 내년 2월 2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16일 제13회 평창송어축제가 열릴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서 축제 메인행사장인 '송어 얼음낚시터'의 얼음이 단단하게 얼지 않아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이상고온의 날씨를 고려해 축제 개막일을 당초 21일에서 28일로 연기했다. [뉴스1]

지난 16일 제13회 평창송어축제가 열릴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서 축제 메인행사장인 '송어 얼음낚시터'의 얼음이 단단하게 얼지 않아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이상고온의 날씨를 고려해 축제 개막일을 당초 21일에서 28일로 연기했다. [뉴스1]

 

얼음두께 15㎝ 넘어가야 구멍 뚫고 시설물도 올려

현재 오대천의 얼음두께는 14㎝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얼음두께가 15㎝가 넘어가야 지름 20㎝의 구멍을 뚫고 얼음 위로 시설물도 올릴 수 있다. 또 18㎝가 넘어가면 안전검사를 통해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20㎝가 넘으면 완전개장이 가능하다. 
 
권용택 평창송어축제위원회 홍보국장은 “지금 같은 날씨라면 얼음 낚시터 완전개장은 1월 초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얼음 썰매나, 맨손 잡기, 실내 낚시터 등은 얼음 두께와 상관없이 즐 수 있는 만큼 28일에는 개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홍천 꽁꽁축제와 평창송어축제는 2016년에도 이상 고온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얼음이 녹아 축제를 연기했었다.
 
화천군은 내년 1월 4일 산천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얼음 얼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얼음두께가 8.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엔 14.1㎝, 2017년엔 22.1㎝였다. 또 2016년엔 같은 시기 8.6㎝였는데 축제를 앞두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얼음이 모두 녹아 축제가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다.
화천산천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얼음두께를 확인하기 위해 축제 관계자가 얼음판 아래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 화천군]

화천산천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얼음두께를 확인하기 위해 축제 관계자가 얼음판 아래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 화천군]

 

50년 빈도 확인해보니 1월 4일까지 20㎝ 충분히 가능

화천군은 겨울철 기습폭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변수가 없으면 축제 전까지 20㎝의 얼음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화천군의 얼음 얼리는 노하우는 전국 최고를 자부한다. 결빙 이후 얼음을 받치는 물의 양을 조절해 얼음을 얼린다.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잠수부들이 매일 얼음판 밑으로 들어가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또 이상기후로 축제 개막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 이들 잠수부의 의견에 따른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50년 기온 빈도를 봤을 때 화천은 25일 이후 영하 5도 이하의 날씨가 지속된다”며 “축제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결빙 강도가 약할 경우 지름 18㎝이던 얼음 구멍 크기를 15㎝로 줄이는 등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 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눈이 없는 따뜻한 날씨에 스키장들도 울상이다. 대부분의 스키장이 인공눈을 뿌려 일부 슬로프만 운영 중으로 슬로프 전면 개장을 위해선 눈과 추위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이원리조트의 경우 눈이 오지 않는 데다 날씨까지 포근해 오는 25일 예정이던 전체 슬로프 개장일을 27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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