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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름 좌석까지 동나…아시아나 마일리지에 뿔났다

중앙일보 2019.12.24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좌석 예약이 대한항공보다 어려워 고객들의 불만이 커진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좌석 예약이 대한항공보다 어려워 고객들의 불만이 커진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모(44)씨는 내년 여름 가족과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좌석을 사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분통이 터졌다. 내년 7~8월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이 하나도 없어서다. 그는 “대한항공은 내년 7~8월 모든 날에 마일리지 좌석 여유분이 있었다”며 “아시아나만 벌써 마일리지 예매가 끝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마일리지 좌석 턱없이 부족
7, 8월 인천~파리 예약 가능 0석
일본·중국 등 단거리 좌석만 여유

최모(36)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내년 8월 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LA행 아시아나 항공편에서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이 전혀 없어서다. 최씨는 “아무리 성수기라도 시간이 충분히 남았고 LA행 항공기가 하루 2편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좌석을 구하지 못하는 아시아나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행 수개월 전에 좌석을 잡으려고 나섰지만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중앙일보가 내년 하계 운송기간(3월 29일~10월 31일) 주요 해외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좌석 현황을 비교한 결과 두 항공사의 차이가 컸다.
 
이 기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LA행 노선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항공편 비율은 비즈니스 98.2%, 이코노미 97.3%였다. 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같은 노선에서 비즈니스 21.0%, 이코노미 64.8%로 집계됐다. 인천발 미국 뉴욕행 노선에서도 대한항공은 80.5%(비즈니스)와 84.5%(이코노미)의 항공편이 마일리지로 예약이 가능하다. 반면 아시아나는 19.5%(비즈니스)와 51.9%(이코노미)였다.
 
여행 성수기인 내년 7월과 8월로 기간을 좁혀봤다. 인천발 LA행 노선에서 아시아나는 내년 7월 25.8%, 8월 24.2%만 마일리지로 좌석 예약(일반석 기준)이 가능하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97% 이상의 항공편에서 마일리지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발 파리행 노선에서 아시아나는 약 6개월(내년 4월 5일~10월 14일) 동안 단 하루(7월 25일)를 제외하고 마일리지로 비즈니스석을 예약할 수 없다. 같은 노선의 일반석은 내년 7월과 8월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이 0석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중국 같은 단거리 노선에선 두 항공사 모두 마일리지 좌석에 여유가 있다. 소비자들이 단거리보다는 중·장거리에서 마일리지 항공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항공권 가격이 비싸지는 성수기에 아시아나가 의도적으로 마일리지 항공권의 비중을 줄인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란 글도 올라왔다. 국내 항공사들은 2008년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극성수기 기간에도 전체 좌석의 5% 이상을 마일리지 고객에 할당키로 약속했다. 아시아나 측은 “전체 좌석 중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비율을 5%로 맞추라는 권고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내년에도 5% 기준으로 마일리지 좌석의 판매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노선과 항공 기종 차이, 마일리지 회원 수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도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가용 좌석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마일리지 사용은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이고 이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사업자의 의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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