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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공평한 적용

중앙일보 2019.12.2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김갑수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그동안 수많은 교육 전문가와 행정가는 새로운 사회와 기술변화를 수용하는 교육정책이나 교육내용 변화를 제안해 왔다.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교육과 융합교육·소프트웨어교육 등 여러 시범사업을 실시해 왔다. 요즘은 온통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을 얘기하며 교육의 변화를 이끈다. 교육대학원에서도 인공지능 교육과가 신설됐다. 초·중등교육에는 인공지능을 반영한 시범학교를 선발하는 정책 등 인공지능 교육의 필요성을 정책으로 입안하고 있다. 그럴수록 법적인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훌륭한 정책도 시행령이나 법을 만들지 않으면 변죽만 울리고 본질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는 17시간, 중학교는 34시간 이상의 정보 교과를 반영했다. 총 교육 시수와 비교하면 각각 초등은 0.3%, 중등은 1%에도 못 미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선정해 부족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다. 2015년 228개교를 시작으로 올해는 초등학교 1082개교, 중학교 462개교, 고등학교 279개교, 특수학교 11개교가 선도학교로 선정됐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고 있기에 선도학교는 매우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도학교가 아닌 80%가 넘는 학교의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초·중·고교의 교과는 국어·도덕·사회·수학·과학·실과(중·고교는 기술가정)·체육·음악·미술·외국어(영어) 등이다. 여기에 교육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교과도 포함된다. 이 시행령에 소프트웨어 또는 정보라는 항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는 관련 3개 학회(한국정보교육학회·한국컴퓨터교육학회·한국정보과학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연합회 소속 교수와 교사 50여 명이 만든 교육과정은 미국이나 영국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초등과 중등 교육에서 컴퓨터 과학의 기본 개념에 인공지능과 융합까지 포괄한다. 이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면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삶을 영위할 미래세대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미래를 살아갈 우리나라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제도적 장치가 되길 기원한다.
 
김갑수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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