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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전면파업 첫날 1150명 정상출근…곤혹스러운 노조

중앙일보 2019.12.24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송봉근 기자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송봉근 기자

르노삼성 노조가 23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으나 참여율은 저조했다. 노사가 강 대 강으로 맞서다간 수출 물량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물량 놓칠라 파업 불참한 듯
사측 “노조원 1700명 중 절반 근무”
노조 “계약직·협력사 직원 합친 것”

르노삼성 사용자 측은 이날 “주간 조 출근 인원 1450명 중 1150여 명(비노조원 포함)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전체 노조원 170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측은 “라인 속도를 늦춰가며 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야간 근무 없이 주간만 운영했다. 주야 2교대로 돌아가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근로자를 다 합치면 약 2100명이다.
 
노조의 주장은 다르다. 정종훈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 지회장은 “출근한 현장 인원은 정규직과 계약직·협력사 직원들 통틀어 약 600여 명가량”이라며 “현장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 측은 “부서별로 출근 인원을 파악했다. 노조는 대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해 정확한 인원 파악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단 “평상시처럼 완전 정상 가동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전면파업으로 노사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전면파업의 동력이 살아나지 않은 노조가 더 어려운 처지다. 지난 6월 전면파업 때도 노조원 60%가량이 정상 출근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생산(내수·수출)이 급감했다. 누적(1~11월) 판매량은 16만4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줄었다. 또 내수 시장 판매에서도 지난해보다 3.4% 줄어든 7만6000여 대에 그쳤다. 특히 위탁 생산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계약이 내년 초 만료되면 수출량은 급감하게 된다.
 
르노삼성이 살길은 크로스오버 차량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내는 것이지만, 르노 본사는 결정을 미루고 있다. 르노의 해외 공장마다 물량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르노삼성의 악화한 노사 관계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올해 9월부터 올해 임금·단체 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기본급 인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노사 간 견해차가 커 당분간 대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 생산 라인이 혼종 생산을 해야 하는 등 노동 강도가 센 것은 맞지만, 비교 대상을 현대·기아차로 삼으면 안 된다. 거기는 수조 원씩 흑자를 내는 기업”이라며 “노사가 모두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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