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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업 18일째···마크롱 "멈춰라, 내 3억 연금 포기하겠다"

중앙일보 2019.12.22 23:06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22일 연금 개혁을 위해 본인의 특별 연금부터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포기한 총 금액은 매달 2500만원이 넘는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22일 연금 개혁을 위해 본인의 특별 연금부터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포기한 총 금액은 매달 2500만원이 넘는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퇴임 후 지급되는 특별 연금을 포기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선언했다. 프랑스 관련 법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는 직후부터 월 6220유로(약 802만원)에 해당하는 특별 연금을 자동으로 지급받는다. 세전이긴 하지만 연 9624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1977년생인 마크롱은 2022년 45세로 퇴임 예정이다. 프랑스의 기대수명이 약 82세(세계은행 통계)임을 감안하면 마크롱은 37년간 35억6088만원에 달하는 연금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마크롱이 대단한 부자이거나 노후 계획을 치밀하게 짜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초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퇴임하면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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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결단은 18일째 이어지고 있는 연금 개편 반대 총파업에 대한 고육지책이다. 르파리지앵 등 현지 언론과 로이터에 따르면 마크롱은 퇴임 후 특별 연금을 포기한 첫 대통령이다. 프랑스의 청와대격인 엘리제궁은 “대통령부터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제도 개편의 일관성을 위해서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본인만 안 받겠다는 건 아니다. 마크롱은 앞으로 전직 대통령이 되는 모든 이들은 보편적 단일 연금 체제의 적용을 받게 제도를 고치면서, 자신부터 그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프랑스 전역이 지난 5일(현지시간) 총파업과 시위로 인해 마비된 현장. 은퇴 연령을 늦추고 연금을 줄이려는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에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이 지난 5일(현지시간) 총파업과 시위로 인해 마비된 현장. 은퇴 연령을 늦추고 연금을 줄이려는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에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EPA=연합뉴스]

 
그는 전임 대통령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헌법재판소 위원직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또한 은퇴 후 상당한 현금 흐름을 포기하는 처사다. 헌법재판소 종신위원은 매달 1만3500유로(약 1741만원)의 수당을 받기 때문이다. 퇴임 대통령 특별 연금보다 금액이 2배가 넘는다. 이렇게 되면 마크롱은 퇴임 후 받을 수 있었던 월 2543만원, 연 3억516만원의 현금 수입을 포기하는 셈이다. 24살 연상의 아내인 브리지트 여사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브리지트 여사와 다양한 분야를 항상 논의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본인의 연금부터 ‘셀프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나선 것은 연금제도 개혁에 대한 반발이 그만큼 거세기 때문이다. 마크롱 정부는 현재 직종ㆍ직능 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면서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연금 개시는 늦게하고 금액도 줄이는 처사”라며 “정년까지 늦추는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총파업 체제로 돌입했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고교 선생님이었다. 24살 연상. [로이터=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 부부.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고교 선생님이었다. 24살 연상.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 프랑스 제2의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 산하 철도노조 중심으로 시작된 총파업은 25년만의 가장 강력한 파업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전체가 멈췄다”는 말까지 외신에 등장하고 있다. 전국 철도망과 파리 대중교통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기 떄문이다. 22일 현재도 프랑스의 고속철인 TGV(떼제베)의 운행률은 절반에 머물렀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아프리카 옛 식민지인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코트디부아르 방문 중 프랑스 노조들에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을 맞아 파업을 중단해달라는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연금 개혁안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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