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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돌아온 한선수 "대표팀 준비 위해 다쳤나봐요"

중앙일보 2019.12.22 18:34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토스를 올리는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토스를 올리는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기장' 한선수(33)가 돌아왔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가 손가락 부상을 딛고 돌아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항항공은 시즌 초반 위기를 맞았다. 한선수가 손가락 미세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6승2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4주 진단을 받아 장기 공백이 생겼다. 다행히 올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백업세터 유광우가 빈 자리를 잘 메워 대한항공은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한선수의 속은 탔다. 손가락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아프지 않아 빨리 뛰고 싶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한선수는 나가고 싶어한다. 블로킹 연습은 하지 않고, 토스 연습은 가볍게 했다"며 "하지만 손가락을 한 번 더 다칠 경우 위험하다. 선수 보호를 위해 최대한 내보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 한선수가 돌아왔다. 지난 19일 우리카드전(2-3패)에서 교체 투입됐던 한선수는 11월 10일 열린 2라운드 삼성화재전 이후 9경기, 42일 만에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은 힘들었다. 대한항공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어렵게 공을 올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퀵오픈이나 비예나에게 가는 공격에서 호흡이 맞지 않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한선수는 한선수였다. 조금씩 경기 감각을 찾아갔다. 대한항공은 풀세트 접전 끝에 3-2(27-29, 25-22, 25-16, 24-26, 21-19)로 이겼다.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른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른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사실 대한항공에게 이 경기의 중요성은 한국전력보다 더 컸다. 다음 경기부턴 한선수, 곽승석, 정지석, 김규민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4라운드 두 경기(KB손해보험, 우리카드)에서 네 선수가 뛸 수 없다. 2위 그룹에게 추격받고 있는 상황인만큼 반드시 승점을 따야 했다. 한선수는 "끝까지 집중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번 경기 뿐 아니라 지난 경기도 집중력이 떨어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 뒤로 가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어려웠다. 오늘 팀원들을 내가 도왔어야 했는데, 운영 면에서 상대 블로킹에 맞춘 토스를 해야 하는 데 내가 급했다"고 말했다.
 
부상 때문에 한선수는 경기 전날에서야 처음으로 블로킹 연습을 했다. 하지만 이날도 두려움 없이 손을 네트 위로 뻗었다. 한선수는 "'잘못되면 수술하자'고 생각하며 뛰었다"고 웃었다. 그는 "큰 부상이 오면 시즌이 끝나버리니까 조금씩 운동을 했다. 하다 보니까 괜찮은 거 같아서 통증도 없어져서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던 한선수. 일간포토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던 한선수. 일간포토

한선수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진천선수촌에 합류한다. 내년 1월 7~12일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중국 장먼)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그 사이 대한항공은 두 경기를 치른다. 한선수는 "남은 선수들이 충분히 버틸 거라 생각한다. 다들 경험도 있고, 충분하다"고 했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한선수는 "올림픽 티켓을 꼭 딸 거라고 믿고 있다. 보통 대표팀에 들어갈 때는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간다. 그런데 이번엔 시즌 중이라 몸이 다 만들어졌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동안 쉬면서 체력보강에 힘쓴 한선수는 "다쳤을 때보다 몸 상태가 좋은 거 같다. 마치 올림픽 예선 준비하라고 다친 거 같기도 하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인천=김효경 기자=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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