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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백석동, 5번째 싱크홀···"지반 연약 일산신도시 전역 조사를"

중앙일보 2019.12.22 17:58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알미공원 사거리 신축공사 현장 옆 도로와 인도가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알미공원 사거리 신축공사 현장 옆 도로와 인도가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일산신도시 도로 밑이 위험하다. 백석동에서 ‘땅 꺼짐’ 사고가 또 일어나자 일산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백석동에서는 2017년 2월과 4월 총 4차례에 걸쳐 도로 균열과 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지하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일산신도시에서는 2005년 이후 10차례에 가까운 크고 작은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한강 하구와 가까운 연약지반이다. 1990년대 초 일산신도시 조성 당시부터 땅 꺼짐이 우려됐던 곳이다.  
 
22일 경기도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355번지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인근에서 왕복 4차로 도로와 인도 일부가 침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알미공원 사거리 신축공사 현장 옆 길이 20m, 폭 15m 구간 도로가 1m 깊이로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지하 3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후 지하 4층 터파기 공사 중 도로가 침하했다.  
땅꺼짐 사고 향후 대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땅꺼짐 사고 향후 대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또 인도 쪽 오수관이 침하하면서 부서지고, 가로수 3그루와 가로등 1개도 넘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고양시는 경찰과 함께 땅 꺼짐 구간 양방향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키는 한편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양시는 이번 땅 꺼짐 사고는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건물을 신축 중인 인근 공사현장 지하에서 흙막이 공사를 잘못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하 4층 땅속 철근에 콘크리트를 부어 세운 흙막이 벽인 ‘슬러리 월’ 이음 부위로 물이 새 나온 게 확인됐다”며 “이게 땅 꺼짐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물 신축현장 흙막이 벽 이음 부위로 물 샌 게 원인” 

사고가 나자 고양시는 인근에 사고대책 본부를 꾸려 사고 현장과 주변 도로 및 시설에 대한 제2차 피해를 막을 대안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도로 지하시설물 등에 대해서 도시가스·KT·한전·지하 상하수도 유관기관이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복구에 나서고 있다. 추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왼쪽 세번째)과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왼쪽 네번째)이 22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땅 꺼짐’ 사고 현장을 관계자들과 점검하고 있다. [사진 고양시]

이재준 고양시장(왼쪽 세번째)과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왼쪽 네번째)이 22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땅 꺼짐’ 사고 현장을 관계자들과 점검하고 있다. [사진 고양시]

 
앞서 2017년 2월에는 이번 사고 지점에서 600m 정도 떨어진 곳 등 인근 백석동 3곳에서 한 달에 무려 3차례나 도로가 내려앉고 금이 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에도 백석역 부근에서 짓고 있던 대형 건축현장 주변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사고와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은 밝혀진 게 없다. 지난해 12월 4일 오후 8시 40분쯤에는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배관이 파열되는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주민 “연약 지반 위 일산, 철저한 방지 대책 필요  

이와 관련, 채수천 고양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연약 지반 위에 일산신도시를 조성할 때부터 도로 등 기반시설을 안전하게 조성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땅 꺼짐 사고가 이어지는 백석동을 중심으로 일산신도시에 전체에 대한 건축 허가와 건축공사 시 지자체와 업체 등의 철저한 땅 꺼짐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일산신도시 전체에 대한 땅밑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알미공원 사거리 신축공사 현장 옆 도로와 인도가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알미공원 사거리 신축공사 현장 옆 도로와 인도가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전문가 “일산 지하수 수위 변화 정밀한 조사 해야”  

장석환 대진대(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한강 하구와 인접한 일산신도시 지역은 연약지반인 데다 지하수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어서 대형 건축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반형태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이로 인해 도로 침하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땅 꺼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나서 일산신도시 전 지역에 대한 지하수 수위 변화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긴급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에 이재준 고양시장은 22일 백석동 대책회의 현장에서 “최근 백석동 일원에 연달아 발생한 땅 꺼짐 사고 방지를 위해 연약 지반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향후 모든 건설 현장에서 철저한 지질검사·완벽한 공법 등 대비책을 충분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 시장은 또 “사고 공사장의 추가적인 지하층 터파기는 당연히 중지하고, 굴착심의와 토질검사를 하는 등 모든 조처를 할 수 있게 철저하게 대응해 이번 사고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고양=전익진·심석용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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