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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슈퍼 위크'에 만나는 文ㆍ시진핑ㆍ아베…2020년 한반도 안보지형 결정

중앙일보 2019.12.22 17:09
연말 북한이 예고했던 ‘새로운 길’을 선언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23~2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에서 한ㆍ중 정상회담과 한ㆍ일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또 25일 크리스마스 전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향후 북한의 행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한반도 안보지형을 결정할 ‘슈퍼 외교 주간’을 맞은 이번 주 눈여겨볼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북한 '성탄절 도발' 막아라, 23일 한ㆍ중 정상회담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정현 기자]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23~24일 쓰촨성 청두에서 개최되는 제8차 한·일·중(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과정에서 성사된 것이지만, 여러모로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상회담 의제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특히 한국 정부가 주도해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해 양 정상이 협의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차원에서 두 정상은 일단 북한이 연말 '레드라인'(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을 넘지 않도록 하는 데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서다. 이를 위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을 위주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사 표명을 할 가능성도 있는데, 두 정상의 발언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 17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남북 철도 사업을 포함한 대북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기습적으로 제출하면서 미국과 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ㆍ러가 미국 주도의 안보리 체제에 반기를 드는 동시에, 남북 경협 제재 완화 카드까지 엮은 건 한·미 간 틈새를 정확히 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중·러가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이사국들에 사전 통보 없이 뿌린 다음 날인 18일 문 대통령은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남북의 도로·철도가 연결되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스칸디나비아까지 육로가 열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남북 정상 간 약속한 철도ㆍ도로 연결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론 중·러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었다.
 
한반도에서 연일 존재감을 부각하는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달 4~5일 방한해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시기적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 지소미아) 종료 갈등을 빚고 난 직후여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시 주석과 전화 통화한 데 이어 21일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통화한 것도 한반도 주변국의 대북 공조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당부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중국의 역할을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안보리 제재 해제 결의안은 미국이 반대하는 한 어차피 통과될 수 없다는 것을 중국도 알고 있다”면서 “미국과 추가적인 갈등을 유발하기보다 한반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중국이 나름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15개월만의 24일 한ㆍ일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1월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1월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4일 오후 중국 청두에서는 또 하나의 빅 이벤트가 열린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15개월 만의 한ㆍ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올 한해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극적 돌파구를 맞을 수도 있고, 외려 악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일본은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가운데 일부를 완화했다.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선 문희상 국회의장이 강제징용 해법안을 국회에 발의한 직후였다.
 
올 한해 정상회담을 사실상 거부해왔던 아베 총리가 막판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은 일단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20일 청와대 관계자가 관련 브리핑을 하며 강제징용과 관련해 “(지난해)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다시금 밝히면서, 두 정상 간 극적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어느 한 쪽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근본적인 관계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 정상이 각자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할 수도 있다. 한·일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의제는 북한 문제인데, 이마저도 한·미·일 대북공조의 틀인 지소미아가 말 그대로 숨통만 틔워놓은 상태라서 불안 요소가 잠재돼 있다. 한국 정부 내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③김정은 국무위원장,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낼까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에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25일 전후 실제 개최 여부와 이 회의의 결정 내용이 관심사다.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한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선 “비핵화가 아닌 핵 보유를 전제로 한 핵 군축 선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 등의 결과를 지켜보고 전원회의를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재로선 북한의 '새로운 길'이 미국과의 협상 중단 또는 6자회담 등 다자회의 제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5일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론하며 도발 위협을 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다만 북한은 22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 회의를 알리는 담화에서 주로 내부 기강 다지기를 위주로 언급했다.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시점상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민감한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북한이 섣불리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을 했다가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인 대응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말이 워싱턴에서도 나오고 있다. 저간의 사정을 알고 있는 북한이 도발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일부 해제를 공개 제안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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