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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야 편" 트윗에 트렌스젠더 혐오자로 찍힌 해리포터 작가

중앙일보 2019.12.22 16:24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로이터=뉴스1]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로이터=뉴스1]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트랜스젠더 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트랜스젠더 여성(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 정체성을 주장하는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직장에서 쫓겨난 여성을 옹호하는 트윗을 남겨서다. 
 

반 트렌스젠더 여성 지지하는 트윗 공개
해당 발언한 여성은 국제기구에서 해고 당해
"극성 페미니스트(TERF)는 차별주의자" 비판

롤링은 지난 19일 오전(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네가 원하는 대로 입어라. 네가 원하는 대로 자신을 정의해라. 성인 간 합의가 됐다면, 누구든 함께 자라. 평화롭고 안전하게 네 최고의 인생을 살아라. 하지만 생물학적 성은 진짜라고 말했단 이유로 한 여성이 직장을 잃도록 만든다고?"란 글을 올렸다. '나는 마야의 편이다(#IStandWithMaya)'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조앤 K. 롤링이 지난 19일 오전(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 [사진 트위터 캡처]

조앤 K. 롤링이 지난 19일 오전(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 [사진 트위터 캡처]

 
롤링이 언급한 마야 포스테이터(45)는 영국 정부가 성전환자를 인정하겠다는 법안을 추진하자 트위터상에서 이를 여러 차례 비판했던 국제기구 세계개발센터(CGD)의 연구자였다. 마야는 "남성은 여성이 될 수 없다" 등의 입장을 트위터에 남겼고, 이런 글 때문에 지난 3월부터 센터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  
 
마야 포스테이터는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직장에서 사실상 해고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마야 포스테이터는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직장에서 사실상 해고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마야는 자신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영국 고용심판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18일 패소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제임스 테일러 판사는 판결문에서 마야의 의견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존중할만한 가치가 있는 의견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또 "타인의 존엄을 훼손할 수 있으며,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22일 오후 3시 현재, 롤링의 트위터 글은 3만3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3만6000번 리트윗됐다. 일각에선 롤링이 '편협한 트랜스젠더 혐오자'라는 비난이 나왔다. 롤링의 성소수자 팬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CNN은 급진 페미니스트와 평등주의자 사이의 갈등이 이번 논쟁에 불을 지폈다고 짚었다. 방송은 "영국 내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타고난 성별은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지난해 영국 정부가 젠더 관련 입법안을 내면서 이런 입장이 더 강해졌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의학적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를 인정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예고했다. 
 
포스테이터나 롤링과 같은 입장은 '극성 페미니스트(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TERF)'로 구분된다. 미국 트랜스젠더재단 창립자인 크리스탄 윌리엄은 CNN에 "트랜스젠더가 여성과 레즈비언을 해친다는 믿은은, 60~7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서 싹텄다"며 "당시엔 여성의 몸이 젠더를 구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반면 평등주의자들은 이를 차별로 인식했다. 소설가 케이시 맥퀴스톤은 트위터를 통해 "트랜스젠더는 실존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보호받고, 인정받고, 지지받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이것이 당신의 페미니즘 사상과 맞지 않다면, 당신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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