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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도발 앞두고 긴장한 미국…마땅한 대응 수단 없어

중앙일보 2019.12.22 16:10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이 8일 트위터에서 공개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엔진 시험대 8일 오전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북한은 7일 이곳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했다. [트위터]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이 8일 트위터에서 공개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엔진 시험대 8일 오전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북한은 7일 이곳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했다. [트위터]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미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군과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매 시간 북한의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공군의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 리벳조인트. [연합뉴스]

미국 공군의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 리벳조인트. [연합뉴스]

 
22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의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 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상공 9449m를 비행했다. 에어크래프트 스폿 측은 “(이 정찰기는) 일반적으로 주말에 (정찰을) 하지 않는다. (이번 비행은) 특이한 시기(odd timing)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21일 미 공군의 지상 감시 정찰기인 E-8C가 한국 영공에서 정찰비행을 했다. 또 20일엔 미사일 궤적 추적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이 일본 오키나와의 카데나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카데나 공군기지엔 이미 같은 기종의 정찰기가 전개 중이다.
 
그러나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이나 ICBM 발사와 관련된 활동을 포착하고 있지 않다고 미국의 CBS가 보도했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이달 7일과 13일 엔진 연소 시험을 했다. CBS는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추가 엔진 연소 시험은 언제라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3월 16일 공장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8월 17일 촬영 사진(녹색)에 비해 지난 19일 촬영 사진(파란색)에 더 많은 건물이 보인다. [사진 Jeffrey Lewis 트위터 계정]

북한 3월 16일 공장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8월 17일 촬영 사진(녹색)에 비해 지난 19일 촬영 사진(파란색)에 더 많은 건물이 보인다. [사진 Jeffrey Lewis 트위터 계정]

 
2017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사진은 '3월 16일 공장'에서 촬영했다. [사진 노동신문]

2017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사진은 '3월 16일 공장'에서 촬영했다. [사진 노동신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국제해사기구(IMO)에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한 항행금지구역을 통보했다”며 “아직 관련 발표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보다는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 또는 잠수함에서 미사일(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미국의 NBC는 북한이 평남 평성의 '3월 16일 공장'을 증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NBC에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3월 16일 공장' 곳곳에서 새 건물이 들어서거나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이 공장에서 북한은 ICBM용 TEL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오른쪽)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오른쪽)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크리스마스 도발을 앞두고 미군 지휘부는 북한에 잇따른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0일(현지시간)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북한의 ICBM 발사 전 파괴하거나, 발사 후 요격할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경제제재가 가능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군 소식통은 “미국이 2017년과 같은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기조로 되돌아가려면 한반도 주변에 미군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필요한 병력과 장비를 가져오려면 시간이 걸린다. 북한이 당장 도발하더라도 미국은 당분간 상황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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