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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쇼크'···강남은 얼었고 강북은 호가 2000만원 뛰었다

중앙일보 2019.12.22 14:11
12ㆍ16 부동산 대책 이후 직접적인 타깃이 된 강남권 주택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싸움' 이 시작됐다. 강남구 송파구 잠실 새내역 인근 공인중개업체(사진)도 한산한 분위기다. [연합뉴스]

12ㆍ16 부동산 대책 이후 직접적인 타깃이 된 강남권 주택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싸움' 이 시작됐다. 강남구 송파구 잠실 새내역 인근 공인중개업체(사진)도 한산한 분위기다. [연합뉴스]

 
“계약하려던 손님들이 ‘조금 더 알아보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물건도 안 나오고 살 사람도 없어요. 급매물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만 하루에 1~2통 오는 게 전부예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체를 운영하는 황모 대표의 얘기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80%가 강남권
강북과 강남의 주택시장 온도차 살펴보니
강남, 현금 부족한 매수자 계약 미루고
강북, 9억 미만 단지 1000만원씩 올라

 
이번 12ㆍ16 부동산 대책의 직접적인 타깃이 된 강남권 주택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지만, 규제가 덜한 강북과 수도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에 서울 시내 전체 15억원 초과 주택의 80%가 몰려있다. 투기지역으로 묶인 강남권은 23일부터 9억 넘는 주택은 9억 초과분의 주택담보비율(LTV)이 40%에서 20%로 준다. 시가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은 이미 지난 17일부터 대출이 금지됐다. 초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지역에 대출을 죄자 매수자의 부담이 커졌다.
 

강남 다주택자 “20억 넘는 아파트 누가 사가나”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 시세는 39억5000만원(로얄층)이다. [중앙포토]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 시세는 39억5000만원(로얄층)이다. [중앙포토]

 
다주택자도 고민이 많다. 공시가격과 세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올해보다 50% 이상 늘 수 있어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공인중개업체를 운영하는 임모 사장은 “최근 집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다주택자 문의가 많다”면서 “이 중 일부는 가격을 낮추지 않고 호가로 내놓고 있어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모(71)씨는 “제값에 못 팔 거 같아 1~2년 더 버틸지 고민하고 있다”며 “보유한 아파트가 2곳 모두 20억원을 넘는데 대출 규제로 살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럴 때 섣불리 내놓으면 가격만 내려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대책 이후에도 고가 아파트 거래는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책 발표 다음 날일 17일부터 나흘간 9억 이상 아파트 거래는 9건 신고됐다. 강남구 청담동 인근 공인중개업체 이모 대표는 “대책 효과가 없다기보다 대출 걱정 없는 현금 부자들이 예정대로 계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 가격대별 아파트 비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 가격대별 아파트 비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9억 미만 강북 아파트 “1000만~2000만원 호가 올라”  

이번 대책 이후 강남과 강북 주택 시장은 온도 차이가 있다.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ㆍ강북구ㆍ성북구 등지 강북은 아파트 호가가 오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3단지 전용면적 60㎡가 21일 5억6000만~5억8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일주일 전보다 최소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여긴 대출 규제를 피했으니 매수자나 집주인 모두 호재라고 생각한다”며 “대책 발표된 지 4~5일밖에 안 됐지만, 주변 단지 아파트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강북 뉴타운 지역도 9억원 미만 아파트 중심으로 호가가 움직이고 있다. 서울 길음뉴타운 내 동부센트레빌 인근 공인중개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강북은 이번 부동산 대책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면서 “지난주 7억원에 거래했던 동부센트레빌 84㎡(전용)가 대책 이후 7억2000만~7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라갔지만, 물건이 없어서 거래를 못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풍선효과는 강북뿐 아니라 규제가 덜한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 팔달구 팔달 6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청약에 7만4519명이 몰렸다. 지난 20일 1순위 청약경쟁률은 78.3대 1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 급매 나오면 단기간 가격 조정"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노원구 등 강북 일부에서 9억원 미만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이 워낙 강력해서 추격 매수가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강남권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한동안 이어지겠지만, 내년 보유세 부담 등으로 급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상반기 중에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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