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수기 '미친 숙박비' 잡는다···국내여행 소득공제 혜택은?

중앙일보 2019.12.22 07:00
정부가 국내 여행 숙박비에 대해 소득공제를 적용해 준다고 한다. 성수기만 되면 국내 관광지의 ‘미친 숙박비’ 탓에 “차라리 해외로 가겠다”고 했던 관광객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소식이다. 그런데 얼마나 깎아주는 걸까? 계산법은 복잡하다. 숙박비 결제 시 바로 할인해주면 간단하지만, 그게 아니라 근로소득 연말정산과 연동된 탓이다.  
 

결제시 할인 아닌, 연말정산 환급
연 급여 7000만원 이하 직장인이 대상
연 200만원 숙박비 쓰면 9만원 가량 혜택받을 듯

사진 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

사진 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

누가 받나  

근로소득 연말정산은 월급쟁이가 대상이다. 아쉽지만 자영업자는 숙박비 소득공제 대상에서 빠진다는 얘기다.
 
근로자 중에서도 고 연봉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내 여행 숙박비 소득공제를 기존 도서ㆍ공연비 공제범위에 포함하기로 해서다. 현재 신용카드 등으로 책을 사거나, 공연을 보거나, 박물관에 가는 비용 등을 한데 합쳐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범위를 좀 더 늘려준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만 여기에 조건이 붙는다.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연간 전체 신용카드·체크카드 등의 사용액이 본인 연봉의 25%를 넘어야 한다.      
국내 주요 관광지 숙박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내 주요 관광지 숙박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얼마나 받나

확정되진 않았는데 정부가 밝힌 방침인 '소득공제율 30% 적용, 도서ㆍ공연비 등 추가 한도(100만원) 추진'이라는 문구를 풀어보면 가늠할 수 있다.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선 소득공제율을 15% 적용하는데, 국내 여행 숙박비에 대해선 공제율을 30%로 높여준다는 뜻이다. 또 카드 사용액에 대한 공제 한도가 300만원인데 여기에 ‘국내 여행숙박비+도서ㆍ공연비’ 등에 한해 100만원을 추가로 더 공제해준다는 얘기다.
  
추가 100만원 공제의 의미는 국내 여행 숙박비 사용액에 대해 30% 공제율을 적용해 소득공제를 해주는데, 이 한도가 100만원이란 의미다. 국내 숙박비로 연 333만원가량을 쓰면 공제 한도 100%를 채울 수 있다. 333만원을 넘어선 숙박비에 대해선 혜택이 없다.  
  
그럼 실제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 참고할만한 예시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7월 도서ㆍ공연비 소득공제 시행에 맞춰 제시한 사례다. 연봉 7000만원을 받는 근로자가 신용카드를 4300만원 썼는데 이중 도서ㆍ공연비가 없다면 소득공제 때 72만원을 돌려받는다. 그런데 4300만원 중 도서ㆍ공연비 333만원이 포함돼 있다면 96만원의 세금을 감면받는다. 도서ㆍ공연비 공제 적용으로 24만원을 더 돌려받는 얘기다. 국내 여행 숙박비가 도서ㆍ공연비에 포함될 계획이므로 국내 여행 숙박비를 333만원 쓴다면 제도 적용전보다 역시 24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국내 여행 숙박비 300만원, 공연비 30만원, 도서비 3만원을 써도 같은 혜택이다.
 
총급여액 4000만원 중 신용카드 사용액이 3400만원인데 이중 국내 여행 숙박비가 200만원 포함돼 있다면 연말정산 때 제도 시행 전보다 9만원(45만원 → 54만원)을 더 돌려받을 수 있다. 도서, 공연보다는 국내 여행 숙박비를 통한 공제 혜택이 더 많을 거라는 게 정부의 관측이다.
 
제주신라호텔의 플라워가든. [사진 제주신라호텔]

제주신라호텔의 플라워가든. [사진 제주신라호텔]

에어비앤비는 혜택 불가? 

박재진 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장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관광숙박업에 등록된 업소에 대해 공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다수 호텔, 모텔, 펜션 등은 적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숙박 서비스의 경우 법 테두리에 완전히 들어 있지 않아 혜택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가 주택의 남는 방을 내국인 상대로 빌려주는 도심형 공유숙박을 허용키로 했지만, 연 영업 180일과 서울 지하철역 반경 1㎞ 이내와 같은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출장도 혜택? 

휴가로 펜션을 잡으면서 에 머물면서 굳이 투숙 목적으로 밝히진 않는다. 따라서 여행이 아닌 출장 등의 목적으로 펜션, 호텔 등에 투숙할 경우에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과장은 “투숙 목적 파악을 위해 드는 행정 비용이 편익 대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국내 여행 숙박비에 대한 공제 혜택이 시행되려면 예비타당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3~6개월이 걸린다. 예비타당성 평가 문턱을 넘어 내년 7월말께 정해질 2021년도 세법개정안에 담기면 내후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상태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여행 숙박비 등에 세제 혜택을 주는 건 관광업계의 숙원으로 국내 관광 활성화와 함께 지역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혜택 범위를 늘린다면 더 좋겠지만 정책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