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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 밥그릇 싸움…정치 바꾸려면 헌법 고쳐야”

중앙일보 2019.12.20 00:06 종합 10면 지면보기
정세균

정세균

정세균(사진)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정치를 바꾸기 위해 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일보가 주최한 ‘국민미션포럼’ 기조강연에서  “사회 갈등이 극에 달한 이런 상황에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불가능하다”면서다. 최근 선거제 협상 난항과 관련해서도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정치 현주소가 한심하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주된 원인은 선거구제 개편 때문”이라며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 국민의 말이 맞다. 개헌과 함께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임시정부 이후 100년의 역사를 지닌 대의민주제가 제 기능을 못 하니 광장 정치가 판을 친다. 광화문·서초동·여의도에서 집회하는 그룹들이 다 다른 주장을 하는 상태로는 대의민주제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의민주 제기능 못해 광장정치”
대표적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자
정계, 개헌 드라이브 걸릴지 주목

총리 후보 지명 이틀 만에 나온 정 후보자의 개헌 주장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은 정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자이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국회의장에 선출된 직후인 2016년 6월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의지를 드러냈고 이후 여야 원내대표와 수시로 회동하며 개헌 논의를 독려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컸고, 지난해 3월 26일 청와대 주도로 개헌안이 발의되면서 한국당이 반발, 같은 해 5월 26일 이뤄진 개헌안 투표에서 의결정족수(192명)에 못 미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 후보자는 의장 퇴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저는 4월까지 국회가 자체 개헌안을 만들고, 그걸 근거로 대통령에게 대통령안의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후보자의 강한 개헌 의지를 아는 민주당 의원들은 정세균발 개헌 드라이브가 걸릴지 주목하고 있다. 정 후보자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다음 총선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생길 수 있다”며 “정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개헌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개헌과 같은 정치적 어젠다를 주도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될 수 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전날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해 총리실 간부들로부터 각 실의 주요 업무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정부가 이런 규제 혁신 정책을 하고 있는데 왜 국민이 체감을 못 하죠”라고 되물었다고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은 ‘게임 체임저’인데 우리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며 “중국의 경우 규제가 많이 없다 보니 우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앞서는데 인공지능(AI) 같은 4차 산업 분야에서는 뒤처지는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그대로 가면 중국에 로열티를 내든지, 종속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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