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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딱지, 잔금 대출 기준은 “분양가 아닌 시세”

중앙일보 2019.12.20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17일부터 전면 금지 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17일부터 전면 금지 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뉴시스]

초강력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3일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부동산 카페마다 지난 12·16대책의 주된 내용인 대출 관련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대출 금지 부동산 대책 혼란 계속
분양 받을 때 15억원 안 넘었어도
입주 때 15억원 넘으면 대출 막혀
전매제한 묶인 곳은 팔 수도 없어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 담보대출뿐 아니라 분양권 잔금 대출도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이 막힌다. 잔금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금액은 분양가가 아니라 잔금을 내는 입주 시점의 시세다. 분양가가 15억원 이하더라도 분양권에 웃돈이 많이 붙어 입주 시기에 시세가 15억원을 넘어서면 잔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앞으로 ‘로또 분양’을 받은 사람은 입주 시기가 다가올수록 집값이 너무 오를까 봐 오히려 불안할 것”이라며 “시세가 15억원을 초과하면 잔금 대출을 못 받고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규제 시행 전인 16일까지 이미 모집공고가 나온 사업장이라면 이번에 강화된 대출 규제는 피할 수 있다.
 
입주 시점에는 아파트 거래가 없는데 어떻게 시세를 파악할까.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 KB부동산 등에서 거래가 없어도 아파트 단지의 호가를 조사한 뒤 호가의 적정성과 신뢰성을 통계적으로 검증한 시세를 입주 시기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전매제한에 묶인 단지에 청약이 당첨됐을 때다. 입주 시점에 아파트 시세가 뛰어서 잔금 대출을 못 받아 처분하고 싶어도 팔 수 없다. 상당수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분양 계약 후 최장 10년간 전매가 묶일 전망이다.
 
재건축·재개발 착공을 위해 이주해야 하는 주민들도 난감하다.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는 이주비에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대부분 15억원이 넘는다.
 
정부가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에 예외조항을 두었지만 혜택 범위가 좁다. 1주택자로서 조합설립 인가 전까지 1년 이상 직접 살았다면 대출 금지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낡은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인이 많지 않다. 조합설립 인가 이후 거주하는 것은 소용없다. 정봉주 용산푸르지오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재건축·재개발은 사업 추진 이후에도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조합 설립 인가 이후 집을 사서 10년 이상 산 사람도 많은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선인 ‘15억원’을  판단하는 기준이 뭘까. 아파트 시세가 국민은행의 KB부동산과 한국감정원 시세 중 하나라도 15억원을 초과한 경우 대출이 안 된다는 게 금융위원회 설명이다. 하지만  KB부동산은 아파트 매매가는 상위평균가, 하위평균가, 일반평균가 세 가지이고, 한국감정원은 상한평균가, 하한평균가 두 가지다. 이중 어떤 기준에 맞춰 평가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KB부동산시세는 일반평균가로 보고, 한국감정원 수치는 은행 여신심사 시스템에서 평균가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아파트 당첨자는 입주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은행에서 대출상담을 받아야만 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아파트값 꼭짓점 찍었나=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올랐다. 13주 연속 오름세다. 전셋값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라 0.1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17%)보다 상승폭이 커져 0.20% 올랐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가장 상승폭이 크다. 12·16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이라 이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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