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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벼르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 “부산서 보자”

중앙일보 2019.12.20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정찬성은 무릎을 다친 브라이언 오르테가 대신 프랭키 에드가와 대결한다. [사진 커넥티비티]

정찬성은 무릎을 다친 브라이언 오르테가 대신 프랭키 에드가와 대결한다. [사진 커넥티비티]

‘좀비’라는 별명의 사내는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이었다. 목소리는 낮지만 부드러웠고, 자녀에 관해 묻자 얼굴을 붉히며 “100점짜리 아빠가 되고 싶은데 쉽지 않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런 사내가 링에 오르면 야수로 돌변한다. 미국 종합격투기(UFC)가 열광하는 스타 정찬성(32) 얘기다.
 

21일 부산서 UFC 파이트나이트
상대는 페더급 4위 미국 에드가

정찬성은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 메인 이벤트 페더급(66㎏ 이하) 경기에서 프랭키 에드가(38·미국)와 맞붙는다. 당초 페더급 6위 정찬성은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8·미국)와 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오르테가의 출전이 무산됐고, 상대는 4위 에드가로 바뀌었다. 정찬성은 “6월부터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에게 ‘한국 대회를 열어달라’고 졸랐다. 오르테가의 부상 소식을 듣고 이번 시합을 포기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내가 성사시킨 한국 대회를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에드가와 대결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중학교 2학년 때인 2002년 합기도로 격투기에 입문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시작한 운동이었다. 재능을 보인 그는 이후 킥복싱과 주짓수까지 익혔고, 격투기 선수를 꿈꿨다. 별명인 ‘좀비’는 어떻게 해서 붙었을까. 그는 “매일 자정까지 운동했다. 잠도 안 자고 연습한다고 해서 체육관 관장님이 ‘좀비’라고 불렀다”고 소개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격투기 대회에 출전했다. 생활비와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호프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참가비를 내고 대회에 나서는 신세였기 때문에 돈을 번다는 건 꿈같은 얘기였다. 서울 월계동 광운대 앞의 월세 18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지냈다. 2008년에야 처음으로 대전료 100만원을 받고 링에 섰다. 2010년 미국 무대에 입성한 그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KO승이 많아 인기가 높았다. 대전료도 수천만 원대까지 뛰었다.
 
특이하게도 정찬성의 소속사는 래퍼 박재범(32)이 대표인 힙합 레이블 AOMG이다. 자신이 운영하던 체육관에 다니는 박재범에게 지난해 광고와 관련해 상의하다가 한 식구가 됐다. 그는 “(노래는) 사실 임창정의 발라드를 좋아하는데, 박재범의 인간적인 면을 보고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한국 선수라는 자부심을 자주 공개적으로 표시한다. 2012년에는 당시 UFC 최고 스타였던 조르주 생피에르(38·은퇴)가 욱일기 문양 도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자, 생피에르 페이스북에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남겼다. 생 피에르와 도복업체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대회를 앞둔 정찬성의 각오는 대단하다. 그는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자신 있다. 어떻게든 이기겠다. 부산에서 봅시다”라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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