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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도 부동산 때리기 가세···이번엔 "보유세 3배 올려라"

중앙일보 2019.12.18 18:00
인사말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신혼부부 주거안정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17 ryousanta@yna.co.kr

인사말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신혼부부 주거안정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17 ryousanta@yna.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동산 때리기’에 가세했다. 지난 16일 정부는 문재인 정권 들어 18번째 부동산 대책이자 사상 유례없는 핵폭탄급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며 ‘부동산과의 전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박 시장이 부동산 난타전에 가세하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여의도ㆍ용산 개발 발언, 집값 상승 재점화
그린벨트 보호 내세우며 신도시 조성 반대
“집값 상승은 ‘빚내서 집사라’던 전 정부탓”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박 시장은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부동산 국민 공유제’를 도입해 부동산 투기를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동산공유기금'을 조성한 뒤 이를 이용해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해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자는 것이다. 
 
 18일에는 보유세 3배 인상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분의 1 정도인 0.16%에 불과해 지금의 3배 정도 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주택 공급의 필요성에는 선을 그으며 서울시의 부동산 공급은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주택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했는 데 자가 보유율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공급 사이드는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박 시장의 주장과 달리 서울시의 주택은 부족하다. 2017년 기준 서울의 주택보급율(일반 가구 수 대비 주택 수 비율) 96.3%로 전국 평균(103.3%)에 훨씬 못 미친다. 
 
 주택 수요자가 가장 선호하고 집값을 주도하는 아파트 비율도 서울은 다른 지역보다 낮다. 지난해 기준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서울은 58%로 전국 평균(61.4%)을 밑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서울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한 탓”이라며 “단기적으로 재개발을 하고 재건축을 하면 해당 지역의 집값은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서울시 주택 공급 상황을 더 위축시킨 건 박시장이다. 서울시 의회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이 취임한 2012년부터 정비사업구역 해체를 추진해 393곳 25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무산됐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박 시장 때문에 스텝이 꼬였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해 서울시의 그린벨트를 풀여 신도시급 대규모 주거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박 시장이 그린벨트 보호를 내세워 반대하며 서울시 주택공급 대책이 짜집기식으로 뒤죽박죽이 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박 시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 탓은 지난 정부로 돌렸다. 박 시장은 “지난 보수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정책에 원인이 있다. ‘빚내서 집 사라’며 부동산 시장을 무리하게 키운 토건 성장 체제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시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제공자 중 한 명이다. 2017년 8ㆍ2 대책 이후 꺾였던 부동산 시장을 들쑤셔 가격 상승에 다시 불인 게 그라서다. 지난해 6월 ‘여의도 통합 개발’을 공언하고 7월 ‘용산 마스터플랜계획’ 발표를 밝히며 조용하던 시장에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자 정부는 서둘러 ‘9ㆍ13 대책’을 내놨고 박 시장은 용산 개발 계획을 유예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님 3선 하시는 동안 뭐하시고 이제 와서 본인은 전혀 책임질 게 없고 권한만 주면 문제 해결할 것 같은 부동산 정치 같은 발언만 하나”며 “지금 서울 집값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박(원순 서울시장) 두 분의 아마추어리즘과 부동산 정치가 결합한 총체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박 시장의 주장과 관련해 “공급을 틀어 막는 건 본인 임기 내에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막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며 “종부세 3배 인상도 언급했는데 1회성 충격으로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ㆍ김현예·한은화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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