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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문에 괴로운 마카오 시민들…황제가 준비한 선물은

중앙일보 2019.12.18 16:4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마카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에 '초비상 경비 태세'를 취하고 있다. 시 주석은 마카오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18일부터 20일까지 마카오를 방문한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마카오 공안 당국이 최근 차량과 터미널을 중심으로 경비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마카오는 시 주석이 방문하는 기간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평소보다 감축했다. 최근 코타이 지역에서 개통한 경전철은 아예 운행을 중단했다. 여기에 시내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검문도 이뤄지고 있다.  
 
마카오 시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이뤄지는 검문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황제가 납시니 백성들이 괴롭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일각에선 "유조차 시내 진입이 금지된다"는 소문이 돌아 주유소에는 미리 주유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에 한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는 정상 운영하지만 모든 유조차가 시내에 진입하기 전 운행 경로를 미리 소방 당국에 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마카오 길목 검문검색 강화 

홍콩-주하이-마카오 잇는 강주아오 대교. [연합뉴스]

홍콩-주하이-마카오 잇는 강주아오 대교. [연합뉴스]

송환법 반대 시위로 중국과 마찰을 겪고 있는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길목 경계는 더 심해졌다.
 
홍콩 페리 터미널에서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검문검색과 짐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있고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페리는 평소보다 감축 운행하고 있다.
 
마카오와 홍콩, 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해상대교인 '강주아오 대교'에는 검문소가 설치됐다. 
 
공안당국은 이미 지난 10일부터 대교 중간 인공섬에 검문소를 설치해 모든 차량과 승객들을 검문하고 있다. 강주아오 대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인공섬에서 신분증 검사와 짐 엑스레이 검사, 사진을 찍어 신분을 입증해야 한다.
 
이어 강주아오 대교를 건너 마카오 입경 때 다시 한번 검문검색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평소 45분 걸리던 강주아오 대교 통과 시간이 최근에는 2시간 가까이 걸리고 있다. 강주아오 대교 검문은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홍콩 야당은 강주아오 대교 인공섬에 검문소를 설치한 것은 당초 홍콩-마카오-주하이 간 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매튜 청 홍콩 정무부총리는 "적법하게 설치된 임시 검문소"라고 답했다. 
 

홍콩 기자들 마카오 입경 거부당하기도 

마카오 페리 터미널의 신중국 건국 70주년 경축 광고판. [연합뉴스]

마카오 페리 터미널의 신중국 건국 70주년 경축 광고판. [연합뉴스]

취재를 위해 마카오를 찾은 홍콩 기자들의 입경이 거부되는 일도 벌어졌다. 
 
필라 슈 SCMP 기자는 지난 16일 마카오 주권반환 20주년 기념식 취재 차 페리를 이용해 마카오를 찾았지만 입경을 거부당했다. 그는 사전에 마카오 정부로부터 취재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마카오 출입국관리소는 슈 기자의 신상을 상세히 조사한 뒤 3시간 감금했다. 이후 "마카오의 공공 안전과 질서를 위험하게 할 강력한 조짐이 있다"며 홍콩으로 돌려보냈다. 
 
홍콩의 뉴스 전문 채널인 나우뉴스 기자는 강주아오 대교 중간 인공섬 검문소에서 입경이 거부됐다.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홍콩에서 일어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옹호한 홍콩 언론을 상대로 언론 통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일국양제의 모범을 보인 마카오에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 대신 마카오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장기간 시위가 이어진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마카오가 그동안 일국양제를 잘 유지해왔다는 점에 착안해 마카오를 도박의 도시에서 벗어나 국제 금융 도시로 키우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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