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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도 안 가는데… 일본 전훈 가는 아마야구?

중앙일보 2019.12.18 16:27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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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재 A고 야구부 선수의 학부모 B씨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겨울 전지훈련지가 일본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반일감정 때문에 프로팀들도 일본 캠프를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학부모들과도 의견을 나눴지만 비슷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감독에게 직접 따질 순 없었다. 행여나 자식이 피해를 볼까봐서였다.
 
A고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지방 소재 한 사립고등학교 야구부는 일본으로 가려던 전지훈련지를 틀었다. 교육청에서 일본에 가지 말라는 권고를 했기 때문이다. 한 대학 야구부도 급히 일본으로 떠나려다 장소를 옮겼다. 대학 야구 관계자 A씨는 "일본이 연습상대 구하기나 구장시설 측면에선 좋지만 여론이 나빠져 바꿨다. 그러나 최근엔 동남아도 훈련시설은 좋아졌다. 그래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 고교 3~4개 팀과 소수 대학 팀은 일본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B씨는 "국가적으로 일본 불매운동도 하는 시기에 굳이 일본을 찾아줘야 하는지가 아쉽다. 일본 내 학생선수들의 안전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일부 학교에선 리베이트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처음엔 미국이나 필리핀으로 가려다가 행선지를 일본으로 돌린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스카우트 C씨는 "아마 야구 팀 전지훈련비용은 작지 않다. 1일 비용은 평균 10만원을 넘긴다. 한 달 정도 전지훈련을 떠나면 300만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식비, 장비 비용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동문회나 학교 지원이 풍족한 몇 개 학교를 제외하면 부담은 선수 부모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일본 여행객이 줄어 일본 전지훈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른 곳과 비교하면 금액이 줄어야 정상이다. 그런데도 학부모가 내야할 부담이 똑같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사실 일본행 자체는 이해할만하다는 입장도 있다. 일본으로 떠나려는 팀들 대다수는 창단한 지 오래되지 않고, 지원이 부족한 팀들이 대부분이다. 아마야구 관계자 D씨는 "신생팀들은 일본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쪽에서 비용을 많이 인하한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절감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체계가 잡히지 않은 팀들로서는 피치 못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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