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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칩 연구자에 16세 툰베리도···올해 과학계 인물 10인은?

중앙일보 2019.12.18 16:20
 
존 마르티니스 교수(좌)와 지난 10월 구글이 공개한 양자컴퓨터칩 ‘시커모어’(우). 구글과 마르티니스 교수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문제를 시커모어로는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사진 네이처, AFP=연합뉴스]

존 마르티니스 교수(좌)와 지난 10월 구글이 공개한 양자컴퓨터칩 ‘시커모어’(우). 구글과 마르티니스 교수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문제를 시커모어로는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사진 네이처, AFP=연합뉴스]

 
“이 실험을 한 것은 제 경력의 정점이었습니다”
 
지난 10월, 구글은 기존의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양자컴퓨터를 최초로 세상에 공개했다. 구글은 양자컴퓨터칩  ‘시커모어’의 연산 기능을 학계에 공개했다.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문제를 시커모어로는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개발을 주도한 사람은 존 마르티니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였다.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면 기존 암호 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보안 및 인증 시스템은 물론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개인 키가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왔다.
 
네이처는 17일(현지시간) 마르티니스 교수를 비롯한 10명을 과학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공개했다.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연구 성과나 유명상 수상 여부가 아니라, 인류의 기원이나 지구의 미래 등 다양한 사건들을 조명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학계 ‘셀럽’(유명인)으로 등장한 이들은 누구일까.
 
네이처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개발 성공으로 경력의 정점을 찍은 마르티니 교수가 연구 진로를 정한  ‘결정적 계기’는 한 유명한 물리학자의 강의였다. 1980년대 중반, 대학원생이던 마르티니스 교수는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의 강의를 들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도 전이었다. 양자컴퓨터 개념을 처음 도입한 파인만은 수업에서 기존의 기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가능한 컴퓨터에 대해 얘기했다. 마르티니스 교수는 그 순간 “노력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한 대학원생의 꿈은 결국 30여년 만에 현실이 됐다.
 

'아마존 지킴이'부터 '핫'한 툰베리까지

히카르두 갈바오 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장 [사진 네이처]

히카르두 갈바오 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장 [사진 네이처]

 
네이처의 2019년 올해의 인물에는 환경 분야에서 다수의 인물이 선정됐다. 네이처는 10명 중 리카르도 갈바오 전 INPE(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소장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INPE는 지난 8월 위성사진을 분석해 올해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 발생 건수는 7만 2000여건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환경단체는 “아마존이 불길에 휩싸인 원인은 대부분 벌목꾼과 목축업자들이 목축지나 농장 개발을 위해 불을 질렀기 때문”이라고 브라질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화재에 대한 INPE 조사 결과를 부정하며 갈바오 소장을 해임했다. 네이처는 “급증하는 아마존 혼란에 대해 브라질 정부에 도전해 국가적 영웅이 된 물리학자”라며 갈바오 소장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스웨덴 환경운동가 툰베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제 25차 유엔 기후 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웨덴 환경운동가 툰베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제 25차 유엔 기후 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웨덴 출신의 올해 16살의 ‘핫’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이름을 올렸다. 네이처는 그동안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환경 운동이 툰베리로 인해 주목받게 된 점을 강조했다. 툰베리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학교에 나가는 대신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후 전 세계 청소년들 수백만 명이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144명의 생태전문가와 함께 동·식물 멸종 위기를 알린 산드라 디아즈 아르헨티나 코르도바국립대 교수도 10인에 들었다. 
 

‘에볼라 전사’와 죽은 뇌세포 살린 과학자도 포함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미생물학자 장 자크 무옘베 탐품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중국의 줄기세포 학자 등홍퀴 박사도 이름을 올렸다.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세포의 기능을 되살린 연구 결과를 발표한 네나드 세스탄 교수도 10인 안에 들었다. 이는 죽은 뇌세포를 되살릴 수 없다는 기존 학계 통설을 뒤집은 사례다. 
 
중국에서 진행된 장기 이식 중 여러 건이 기증자의 동의 없이 진행됐다는 문제를 제기한 웬디 로저스 호주 매쿼리대 교수도 10인 명단에 올랐다. 38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의 두개골 화석을 발견한 미국 클리블랜드자연사박물관의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박사와 차임 망원경으로 빠른 전파폭발을 관측한 빅토리아 카스피 캐나다 맥길대 교수도 10대 인물이 됐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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