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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쌍수 잘해요" 성형조장 논란에도 180만 모인 '강남언니'

중앙일보 2019.12.18 16:02

[인터뷰] 성형정보 앱 '강남언니' 만든 의사들

강남언니 앱 로고. [사진 힐링페이퍼]

강남언니 앱 로고. [사진 힐링페이퍼]

앱 첫 화면에는 성형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비포 앤 에프터)이 대놓고 나온다. 하루 300~500건씩 올라오는 실제 성형수술 경험 후기들은 꽤 구체적이다. 클릭하면 병원 정보와 비용에 대한 상세 설명이 나오고, 댓글에는 “붓기가 얼마 만에 빠지냐”, “실리콘을 넣은 거냐”는 등 생생한 질문과 “자연스럽다”는 찬사가 오간다. 이 앱에서 함께 운영하는 동영상 채널에선 의사가 나와 ‘쌍수(쌍꺼풀 수술) 잘하는 병원 고르는 법’을 설명한다. 출시 4년 만에 180만명 이용자를 모으고 1500개 병원을 입점시킨 성형정보 앱 ‘강남언니’ 얘기다.

 
강남언니는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의사 홍승일(37) 씨와 박기범(32) 씨가 2015년 선보인 앱이다. 성형수술 후기부터 비용, 의사 평가에 이르기까지 성형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성형수술 정보는 사회 통념상 여전히 대놓고 얘기하기는 힘든 편이다. 그래서 정보 불균형도 심해 소비자 피해도 많다. 그래서 강남언니는 논쟁적이다. 민감한 성형수술 관련 정보를 이용자들이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지만, 성형수술을 무분별하게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홍승일·박기범 두 창업자를 만났다.
 
이름부터 특이하다.  
“누구보다 성형에 대해 많이 아는 전문가가 정보를 알려주는 컨셉으로 시작했다. 그 전문가 이름이 강남언니인 셈이다.”  
 

의사에 대한 평판 조회 가능 

의사 출신인 홍승일씨와 박기범씨는 2015년 강남언니 앱을 출시했다. [사진 힐링페이퍼]

의사 출신인 홍승일씨와 박기범씨는 2015년 강남언니 앱을 출시했다. [사진 힐링페이퍼]

왜 성형인가.
“2012년 의료정보 플랫폼 기업 힐링페이퍼를 창업했다. 만성질환자가 자신의 치료 기록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2년 간 운영했는데 의료법상 환자에게서도 건강보험공단 쪽에서도 돈을 받기가 어려웠다. 고민 끝에 비급여 영역(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바가지 요금이나 불필요한 수술 강요 등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성형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만들었다.”
 
플랫폼 특징이 있다면.
“병원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의사 한 명 한 명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용자들이 ‘이 병원 어때요’라고 더는 묻지 않고 ‘그 의사 어떠냐’고 묻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도 의사 별로 평판을 세분화해 수집한다. 예컨대, 가슴·눈·지방흡입 등 분야를 나누고 의사 별로 환자들에게서 후기를 받는 식이다. 또 다른 특징은 실제 수술을 받은 사람만 후기를 쓸 수 있게 해서 신뢰도를 높였다. 이용자는 병원이 실제 이용자라 확인해 줘야 후기를 남길 수 있다. 여기에 시술 비용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자신의 사진과 예산, 원하는 스타일 등을 담은 견적요청서를 내면 72시간 안에 병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동영상 채널도 운영한다.  
“전문용어 없이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강언TV’)를 만들었다. 한 주에 한 편 정도 제작한다. 성형에 쓰이는 필러 제작 공장을 가는 등 다양하게 만든다. 전체 누적 조회 수가 4500만 뷰다. ‘쌍수병원 고르기’ 영상은 780만 뷰를 기록했다.”
 

유튜브 영상 4500만 뷰 기록 

성형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안 할 사람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꼭 해야 한다면 제대로 알아보고 하자는 것이다. 성형수술을 받기 전 의사를 결정하고 견적 뽑고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데 평균 4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 시간을 줄여주는 게 목표다.”
 
의사단체에선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의료법상 돈을 받고 환자를 알선하는 브로커 행위는 불법이다. 우리는 알선이 아니라 의료법 상 허용된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 즉 우리 앱을 통해 정보를 얻어 해당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을 때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우리 앱의 광고를 보고 클릭하거나 전화를 거는 행위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단 얘기다. 알선과는 다르다.”
 
수술 후기 올리면 할인해준다는 식의 광고도 있었다.  
“초기 일부 병원에서 그런 광고를 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못하게 했고 지금은 광고 검수과정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
 
누가 주로 이용하나.
“180만 가입자 중 78%가 여자이고, 56%가 24세 이하다. 20대 초반 여성이 많다고 보면 된다. 최근 수능시험이 끝난 뒤 19~20세 이용자가 3배로 늘기도 했다. 전체 이용자 중 10%는 외국인 이용자다. 지난달 일본어 버전 출시까지 할 정도로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의사 출신인 홍승일씨와 박기범씨는 2015년 출시한 강남언니 앱. [사진 힐링페이퍼]

의사 출신인 홍승일씨와 박기범씨는 2015년 출시한 강남언니 앱. [사진 힐링페이퍼]

왜 의사가 아닌 사업가를 택했나.
“의학전문대학원 수험생 시절부터 수험 정보 모으는 사이트를 운영했다. 대학원 다닐 때는 수험서를 내는 출판사를 차릴 정도로 창업 쪽에 관심이 컸다. 한 명의 환자보다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을 하고 싶다.”
 
앞으로 목표는.
“깜깜이 시장을 없애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화려한 스타일로 성형을 잘하는 의사, 눈두덩 지방량 줄이는 수술 잘하는 의사 등 이용자가 원하는 의사 정보를 정확한 평판 시스템을 통해 추천하고 싶다. 의사 입장에선 실력에 따른 정당한 평가를 받고 이용자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회사 창업 목표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 하자’다. 이제 시작이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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