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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北 인권결의안 곧 통과 …북 의식한 한국은 공동제안국에서 빠져

중앙일보 2019.12.18 14:57
11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유엔 홈페이지]

11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유엔 홈페이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 본회의에서는 북한 인권결의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지난 달 인권결의안을 다루는 제3위원회에서 합의(컨센서스) 방식으로 채택된 만큼 본회의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제74회 본회의서 통과 예상
새 인권결의안 어떤 내용 담겼나

  
인권결의안은 2005년 이후 14년째 채택되고 있다. 북한은 매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거나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새 인권결의안은 지난해와 큰 틀에서 차이가 없지만, 주민들의 인권 실태에 관한 세부 설명은 지난해보다 상세해졌다.  
 

 어떤 내용 담겼나…“1090만 영양결핍”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연구진이 지난 3월 북한에서 식량 관련 현지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 WFP&FAO]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연구진이 지난 3월 북한에서 식량 관련 현지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 WFP&FAO]

 
올해 보고서는 일반적인 인권 상황을 기술하면서 “109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영양 결핍상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6~23개월 영아의 3분의 1이 최저 식사량을 공급받지 못 하고 있고, 어린이 5명 중 1명은 만성 영양실조로 성장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 900만명의 사람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 하고 있고, 975만명 가량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상수원을 공급받지 못 하고 있다. 이들의 56% 시골 지역에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지난해 “1000만명 이상이 영양 결핍 상태이고, 24개월 미만 영아 대다수와 임신부ㆍ수유기 여성 절반이 미량 영양소 부족과 만성ㆍ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한 것보다 나아간 내용이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그들의 자원을 주민들의 복지 대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해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정부)은 국민들의 복지와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보고서는 고문ㆍ강제수용소 운영에 더해 ‘체포, 구금 또는 의지에 반한 납치에 의한 강제적ㆍ비자발적 실종’ 항목도 추가됐다. 또 “북한 정부가 이들의 행방과 신원에 대해 밝히기를 거부하고, 법의 보호 밖에 두는 것” 등을 지적했다. 
 

 “가장 책임있는 사람에 대한 제재 고려”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1위원회 군축국가안보 회의에서 "중단하기로 했던 연합훈련 재개와 첨단무기인 F-35 도입 등 폭력적인 도발 행위가 대화와 화해 분위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UN 영상화면]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1위원회 군축국가안보 회의에서 "중단하기로 했던 연합훈련 재개와 첨단무기인 F-35 도입 등 폭력적인 도발 행위가 대화와 화해 분위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UN 영상화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인권결의안은 “반인권 범죄들은 최고위층에서 수십년간 수립한 정책 또는 조직들에 의한 것으로 지도층의 효율적인 통제 하에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지도부를 겨냥하는 문구가 포함됐다.  "북한의 인권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가장 책임있는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겨냥한 안보리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도 유지됐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1일 북한 인권 토의를 하려 했지만, 이 회의가 ‘북한 비확산’으로 대체되면서 하지 못 했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독일 유엔 대사는 인권결의안 내용을 일부 인용하며 “북한은 고문과 임의적인 구금, ‘굴락(옛 소련의 강제수용소) 체제’로 주민들을 움직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독일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의장국도 겸하고 있다. 
 

 지난해 보다 참여 수위 낮춘 한국 

새 인권결의안에는 2018년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19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 강화와 관련한 약속들이 있었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를 준수하는 선에서 화상 상봉 추진 등을 의미있게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은 올해 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에서 빠지는 등 참여 수위를 낮췄다.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에도 한국은 인권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외교부는 “한반도의 정세를 고려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지만, 정작 인권 보고서에 한국 정부가 주요 성과로 강조하는 남북 교류가 비중있게 기술한 것과는 맞지 않는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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