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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100년전 인종학살 추정 묘지 발견…"100구 묻혔을듯"

중앙일보 2019.12.18 05:53
털사 인종학살 사건 당시 모습. [연합뉴스]

털사 인종학살 사건 당시 모습. [연합뉴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약 100년 전 발생한 인종학살의 희생자들이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견됐다.
 
17일(현지시간) 미 NBC·CNN 방송에 따르면 스콧 해머스테트 오클라호마대학 고고학 연구팀 선임연구원은 "1921년 발생한 이른바 '털사 인종학살' 무덤이 이 도시의 한 공원묘지 인근에서 발견됐다"면서 "얼마나 많은 시신이 묻혔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피비 스터블필드 플로리다대학 범죄감식학자는 "최대 100구의 시신이 묻혀있을 수 있지만 유해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라고 설명했다.
 
G T 바이넘 털사 시장은 "그동안 인종학살 사건은 우리 지역 사회의 수치였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무덤을 발굴하는 작업에 향후 몇 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털사 인종학살은 1921년 5월 딕 로랜드라는 이름의 15세 흑인 소년이 백인 여성을 엘리베이터에서 성폭행하려 한 사건으로 인해 촉발됐다.
 
로랜드는 당시 백인 여성 성폭행 혐의를 억울하게 뒤집어 썼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폭동으로 이어졌다.
 
흑인 남성 수십명은 로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법원으로 몰려갔고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인 큐 클럭스 클랜(KKK) 소속 백인 회원 수백 명은 이들과 대치하며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털사 시내 곳곳에 불을 지르고 흑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으로 3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항간에는 100명 넘게 희생됐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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