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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살 대통령의 ‘배짱’…'크리스마스의 악몽' 우려에도 “연금개혁 강행”

중앙일보 2019.12.18 05:00
지난 14일 프랑스 남부 마르티그의 총파업 시위장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4일 프랑스 남부 마르티그의 총파업 시위장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AP=연합뉴스]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시작된 프랑스 노조의 총파업이 13일째 이어지며 프랑스 전역의 교통이 마비 상태다. 이번 대규모 총파업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휴를 고향에서 가족들과 보내려는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금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위원장의 사임과 ‘크리스마스의 악몽’ 우려에도 불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41) 대통령의 연금 개혁 의지는 확고하다.    
 

◇‘더 일하고 덜 받는다’ 연금 개혁  

논란이 되는 연금 개혁안은 42가지에 달하는 연금 제도를 하나로 통합하고, 실질적인 연금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는 두 가지가 핵심 내용이다.
 
연금 개편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재 추진 중인 경제ㆍ노동 개혁의 핵심이기도 하다. 노동 인구는 감소하는데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급액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총 사회보장 적자 규모가 연간 100억 유로(약 12조 원)를 넘어선 지 10년이 넘었으며, 2025년까지 연·기금 적자가 170억 유로(약 22조 5000억 원)까지 불어난다는 것이 정부 예상이다.
 

◇버스·지하철·트램 마비…1995년 이래 최대 규모 파업 

지난 5일 시작된 총파업은 프랑스의 교통망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전체 열차 노선의 80%가량이 취소됐고, 수도 파리는 버스ㆍ지하철ㆍ트램 등의 운행을 담당하는 대중교통공사(RATP)의 파업으로 대중교통이 실질적으로 올스톱됐다. 각급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고, 회사는 재택근무나 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정유 노조까지 새롭게 가세해 석유 공급망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16일 프랑스 파리의 가르 생 라자르 역이 통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프랑스 파리의 가르 생 라자르 역이 통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파업은 프랑스에서 1995년 이후 가장 강력한 파업으로 평가된다. 노동계는 17일 세 번째 총파업과 시위를 벌였으며, 총파업을 주도하는 노동총동맹(CGT)과 전국자치노조연맹(UNSA)이 강경한 입장이어서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
 

◇위원장 사임·크리스마스의 악몽 우려에도 ‘강행’  

마크롱 대통령은 13일째 이어진 대규모 파업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대규모 총파업을 견디지 못해 연금 개혁 계획을 철회했던 전임 정부들과 달리, 연금 개혁 완수를 역사적 임무로 여기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전임 대통령들은 연금 개혁에 손을 댄 뒤 레임덕에 빠져 임기를 마쳤다. 지난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은퇴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올리는 법안을 겨우 통과시킨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PA=연합뉴스]

 
한편 16일에는 장폴 들르부아예 연금개혁위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과 관련해 자진 사임하는 일이 있었다. 들르부아예 위원장은 최근 공직 이외에 외부 기관에서 맡고 있는 13개 직책과 수당을 수년 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들르부아예는 신고하지 않은 수당을 모두 환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계의 지탄과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사임에 이르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차기 연금개혁위원장을 조속히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업 장기화 전망…의회 통과는 ‘파란불’

노동계는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전면 무효화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총파업과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프랑스의 총파업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다만 연금 개혁안은 중도 성향의 집권 여당뿐 아니라 공화당 등 우파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연금 개혁안이 프랑스 의회를 통과하는 것은 무난해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시민들의 피로감과 노동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정부 여당은 기대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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