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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눈치 보느라 공개도 않은 F-35A 스텔스기 배치 행사

중앙일보 2019.12.18 00:24 종합 34면 지면보기
정부의 북한 눈치 보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군은 어제 청주에서 개최된 최신예 스텔스기 F-35A의 전력화(배치)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F-35A 전투기 사업은 1차로 2021년까지 40대를, 2차로 2025년까지 추가로 20대를 더 도입하는 사업이다. 1차에만 7조700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이런 초대형 사업의 전력화 행사에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참석하지도 않았고, 공군의 내부 행사로만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고 국민의 관심이 큰 F-35A 전투기를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석연치 않다.
 

F-35A는 북한에게 가장 무서운 전투기
북, 미사일 쏘면서 우리 무기 도입 비난

주된 원인은 북한의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투기야말로 북한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F-35A는 북한의 레이더망을 피해 언제든지 침투해 북한의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는 물론, 핵심 요인 제거도 가능하다. 그래서 국방부는 전투기가 북한 미사일을 사전에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북한 도발 때 대량으로 응징하는 전략(KMPR)의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엔 ‘저승사자’인 셈이다. 북한으로선 이런 F-35A가 극도로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래서 수시로 F-35A 도입을 거세게 비판해 왔다. 지난 9월 노동신문을 통해서는 공군의 F-35A 도입을 두고 “북남 선언과 (9·19)군사합의에 대한 전면 부정이고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라며 대놓고 비난했다.
 
그러나 적반하장의 그들은 어땠는가.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3번에 걸쳐 2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최근에는 평안북도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장한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이고, 9·19 군사합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이뿐이 아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핵탄두 20∼60발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모든 비핵화 합의를 깨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관계 개선과 살얼음판인 비핵화 협상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방위력은 탄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자신감도 생기고 북한의 도발적 행위도 줄어든다. F-35A 도입은 그 상징적 수단이다. 군 당국은 8800억원을 들여 조만간 도입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에 관한 사항도 국민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래선 안 된다. 정부는 이제 북한에 대해 늘 굴종적인 저자세를 버리고 당당히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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