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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종로 출마냐 선거 지휘냐

중앙일보 2019.12.18 00:05 종합 5면 지면보기
내년 총선 ‘이낙연 역할론’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 총리는 지난 7월 방글라데시 순방에서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이라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정계 복귀를 기정사실로 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정세균 의원을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이 총리와 관련,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총선 역할론 세 가지 시나리오
①이해찬과 투톱으로 인재영입
②정세균 이어 정치 1번지 수성
③비례대표 출마…선거지원 전념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이 총리의 역할과 관련해 여권에선 세 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첫째는 67세 동갑인 이해찬 대표와 ‘투톱’ 체제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시나리오다.  
 
이 총리는 지난 10월 28일부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다. 민주당에선 올 초부터 “이 총리가 당으로 복귀해 무게중심을 잡고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끼리는 이미 다 합의된 사안”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가 인재 영입·정책 발표 등 ‘내부’를 총괄하고, 이 총리가 바깥 유세 현장을 지원하는 등 ‘외부’를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도 “선거는 품이 많이 든다. ‘이해찬 단독’ 체제보다는 두 분이 역할을 분담하는 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서울 종로 출마다. 정 후보자의 차기 총리설이 돌 때부터 정치권에선 이 총리의 종로 출마설이 나왔다. 정 의원을 총리로 보내려면 그만한 중량을 갖춘 인사가 종로에 와야 정치1번지를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과 연관해 전·현직 국무총리이자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 간의 ‘빅매치’를 예견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미리 보는 대선’처럼 종로선거가 부각되는 건 양측이 모두 부담이다. 초격전지에 뛰어들 경우 발이 묵여 선대위원장 역할이 제한적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세종 같이 다른 지역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비례대표 출마다. 당과 이 총리 본인에게 모두 안정적인 방안이다. 민주당은 전국을 마음껏 누비는 ‘야전형’ 선대위원장을 원한다. 비례대표로 출마하면 지역구에 발이 묶일 필요가 없다.  
 
아예 비례대표도 출마하지 않고 선거지원에만 전념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총선에서 택한 길이다.  
 
민주당 고문을 지낸 한 원로 정치인은 “당에 지역구를 요구하지 않고, 지역구 제안이 오더라도 사양하는 것이 총리 출신다운 행동”이라면서 “의원직을 한 번 더 하는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을 최근 이 총리에게 했다고 한다.
 
이 총리가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 시한인 내년 1월 16일까지 당에 복귀해야 한다. 이때까지 정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리직을 공석으로 비워두고 사퇴해야 지역구에 나갈 수 있다. 책임 총리, 실세 총리 타이틀을 단 이 총리에겐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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