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제 때 창씨개명? 인천 작약도, 원래 지명인 ‘물치도’ 되찾을까

중앙일보 2019.12.18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는 작약도라는 무인도가 있다. 일제강점기 이곳을 매입한 한 일본인 화가가 ‘섬의 형태가 작약꽃 봉오리를 닮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3·1운동 100주년 맞아 회복 추진

최근 인천시 동구는 이 섬의 이름을 물치도로 바꾸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작약도의 본래 지명은 물치도다.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은 섬이라고 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어영청등록을 보면 물치도가조선시대 성균관이 토지 또는 결세를 받는 절수처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종실록에도 이양선 출몰을 보고하는 내용에 물치도가 언급된다.
 
작약도(옛 이름 물치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작약도(옛 이름 물치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러나 1917년 일본이 측도한 지형도에는 물치도가 아닌 작약도로 표기돼 있다. 동구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려 고유의 이름을 되찾아 섬의 정체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지명 변경에 나섰다. 동구 관계자는 “지난 10월 물치도 지명 환원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지명 유래를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라며 “주민들과 지역 학계에서도 물치도로 이름을 변경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명 변경은 3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지명 변경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시·군·구 지명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여기서 의결된 안건은 시·도 지명위원회로 넘어간다. 시·도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안건은 최종적으로 국가지명위원회에 다다른다.
 
이 단계에서 해양 지명은 해양조사원에서, 그 외의 자연·인공지명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각각 지명위원회를 열어 안건을 심의한다. 의결된 안건은 각각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에 의해 고시된다. 지방자치단체 지명위원회에서 행정안전부에 보고해서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행정지명 변경과는 차이가 있다.
 
예외도 있다. 시와 시의 경계에 있는 장소나 도와 도 경계에 있는 장소는 3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각각 시·도 지명위원회와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바로 심의·의결을 진행한다.
 
박경 성신여자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작약도도 물치도라는 본래 지명의 근거가 확실하면 충분히 변경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