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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양조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 예술·관광도 즐기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중앙일보 2019.12.18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의 양조장 항아리들.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가양주 방식으로 빚는 ‘호랑이배꼽 막걸리’가 익어가고 있다. [사진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의 양조장 항아리들.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가양주 방식으로 빚는 ‘호랑이배꼽 막걸리’가 익어가고 있다. [사진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

“양조장을 술만 생산하는 곳이 아닌, 예술과 관광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중앙일보·농림부 공동기획
FTA시대, 우수 농가를 찾아서 ④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

‘호랑이배꼽 막걸리’로 유명한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 이혜인 대표의 말이다. 영농조합은 막걸리 이름처럼 호랑이 모양 한반도에서 배꼽 자리인 평택에 자리하고 있다. 평택은 예로부터 경기도의 곡창지대로 유명한 지역이다. 바다와 평야가 인접해 있어 기후가 좋고 서쪽으로부터 해풍이 불어 1년 내내 맑고 깨끗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이 대표의 집안은 평택시 포승읍에서 600년간 살고 있다. 이 지역에서 1948년 문을 연 방앗간이 영농조합의 시초다. 술을 좋아하던 부친 이계송 씨가 2007년 양조장을 시작했다. 서양화가이자 지역 역사 전문가인 이씨는 2000년대 프랑스를 여행할 때 다양한 지역의 와이너리들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와인 제조 노하우를 우리 술에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화백은 고향에 돌아와 3년간의 실험을 거치며 인공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법칙에 따라 만든다는 제품 콘셉트를 정립했다. 도예가이자 향토요리 연구가인 아내, 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였던 두 딸이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술을 빚고 싶었다”며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가양주 방식의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아티스트의 감각을 더한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온 가족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4년 전부터 부친으로부터 사업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술을 빚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술이 바로 자연주의 생막걸리를 표방한 ‘호랑이배꼽 막걸리’다. 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화정주(無火淨酒) 개념을 도입해, 국내 최초로 라이스 와인의 개념으로 제조된 술이다. 평택에서 재배되는 쌀(추정·삼광)을 주원료로 하며, 물은 이 화백 선친이 살던 집 앞마당의 지하수를 사용한다. 화강암을 뚫고 나오는 지하수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술은 100일간 발효와 저온숙성을 거치며 완전히 발효되는 ‘완숙주’다.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인공첨가물이 없어 자연스러운 은은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가볍고 산뜻한 청량감이 있어 원재료 맛에 충실한 동서양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린다. 또 미네랄워터가 가진 부드러움이 그대로 남아 목 넘김이 매끄럽고, 막걸리 특유의 누룩취가 없이 맛이 깨끗하다는 것이 마셔본 사람 대다수의 평가”라고 전했다.
 
이 화백의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레이블도 특별하다. 예술적인 붓 터치와 동양적 색감이 숨 쉰다. 예술가 집안의 술도가답게 시음장을 겸한 전시장은 갤러리에 온 듯하다. 다양한 작품이 술과 함께 어울려 진한 예술적 향기를 전한다. 덕분에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됐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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