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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공항 반대 ‘주민강사’까지 등장.. 광주-무안 민간 대리전 격화

중앙일보 2019.12.16 11:00
광주광역시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전남 무안군에서 지자체에서 돈을 받고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주민 강사까지 등장했다. 이에 맞서 광주시도 군 공항 이전에 찬성하는 민간단체를 지원하며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주민 600여 명이 군 공항 이전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무안군]

지난 1월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주민 600여 명이 군 공항 이전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무안군]

 

무안군 12월 한달 주민강사 마을 순회 강의
반대 단체 대정부투쟁 활동 등에 예산 지원
광주시도 올해 예산 6000만원 찬성 단체 지원

16일 전남 무안군에 따르면 군은 주민 강사를 시범 선정해 오는 31일까지 매주 1회 이상 '군 공항 이전 저지'를 골자로 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안군은 "아직 방침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만약 군 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통합한다면 전투기 비행으로 소음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지난해 5월 2일 광주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지난해 5월 2일 광주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군은 12월 한 달간 주민 강사 운용 예산으로 120만원을 책정했다. 주민 강사에게 강의할 내용을 먼저 교육하고, 강사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돌며 설명한다. 주민 강사는 무안군이 제공하는 홍보자료를 이용해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 바로 알기 강의'를 한다. 주민 강사뿐만 아니라 무안군 공무원도 같이 강의장소에 나가 홍보 영상을 제공한다.
 
무안군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 바로 알기 동영상' 중 한 장면. [사진 무안군]

무안군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 바로 알기 동영상' 중 한 장면. [사진 무안군]

무안군은 지난 7월 '무안군 군 공항 이전 저지 활동 지원 조례'를 제·개정하고 군 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민간단체에 예산과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국방부 등 정부 부처를 상대로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표가 같은 민간단체를 우회적으로 지원한다. 군 공항 이전 저지 군민홍보나 서명운동, 주민설명회 등이 지원대상이다.
 
무안군 조례에 따라 지원을 받는 '광주 군 공항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서명운동을 진행해 지금까지 4만3223명의 동의를 받았다. 무안군 인구(8만1201명)의 절반 이상이 서명한 것이다. 이 단체는 최근 광주시청을 방문해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무안군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전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무안군이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반대하며 설치한 홍보탑. [사진 무안군]

무안군이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반대하며 설치한 홍보탑. [사진 무안군]

 
무안군은 올해 관내 121개 마을 1719명을 대상으로 군 공항 이전 저지 필요성을 강의했다. 군청 공무원이 직접 뛰었다. 하지만 최근 주민 강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군민에게 군 공항 이전사업의 문제점을 알리는 것도 자치업무 중 하나"라며 "동네 친인척이나 다름없는 주민 강사가 강의하는 것이 홍보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도 군 공항 이전사업에 민간단체를 활용한다. 광주시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광주 군 공항 이전 시민추진협의회' 등 민간단체에 6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군 공항 이전에 찬성하는 민간단체는 '군 공항 이전 촉구 성명서' 발표, 광주·대구·수원 등 군 공항 이전 추진 지자체 시민단체 연대활동 등을 했다. 국방부와 국무총리실을 상대로 한 군 공항 이전 촉구 궐기대회도 열었다.
광주, 대구, 수원 군공항 이전 시민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군공항 조속 이전 촉구 연합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광주, 대구, 수원 군공항 이전 시민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군공항 조속 이전 촉구 연합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광주시는 민간단체 군 공항 이전 촉구 운동이 '대정부 활동'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이 안 됐기 때문에 지역을 특정해 이전 촉구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비이전 후보지가 선정되면 광주시 차원에서 지역 맞춤형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무안=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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