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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 선점, OTT에 달렸다…디즈니·애플, 넷플릭스에 집중포화

중앙선데이 2019.12.14 00:02 665호 6면 지면보기

전통산업이 ICT 만났을 때 

‘디즈니 플러스’는 자체 콘텐트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디즈니]

‘디즈니 플러스’는 자체 콘텐트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디즈니]

구독경제가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ver The Top, OTT) 업계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같은 콘텐트 강자는 물론 애플·아마존 등 정보통신기술(ICT) 공룡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OTT는 온라인 중심의 구독 서비스를 보편화한 모델이다. OTT로 매달 고정된 매출을 발생시키고, 쇼핑·게임·정보검색 등 여러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고정 매출에 플랫폼 확장도 유리
OTT 구독 6억명, 케이블 가입 추월
패키지상품, e커머스 연계할 수도

디즈니는 지난달 12일 OTT인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1차 서비스 국가는 미국·캐나다·네덜란드다. 디즈니 플러스는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의 영화·애니메이션은 물론 디즈니 산하 마블·픽사·루카스필름 등의 콘텐트를 제공한다. 첫해에만 7500편 이상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로 채울 예정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 드라마 ‘만달로리안’ 등 오리지널 콘텐트도 대거 공개한다. 또 넷플릭스 등 경쟁사에 임대했던 콘텐트를 독점 공급하기 위해 계약 재조정에 들어갔다.
 
디즈니 플러스의 강점은 월 구독료가 6.99달러(약 8300원)로 1만원 안팎인 넷플릭스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서비스 첫날에만 1000만 명을 끌어 모으는 등 순항하고 있다. 앞선 지난달 1일 애플도 ‘애플TV 플러스’로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독료는 월 4.99달러로 주요 OTT 사업자 중에 가장 저렴하다. 할리우드 스타가 출연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고, HBO·쇼타임 등 유력 케이블 채널의 콘텐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후발주자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 등 2022년까지 22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OTT 사업자 간 경쟁을 두고 지상파·케이블 방송을 밀어내고 OTT가 주류 시장으로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 조사에 따르면 세계 OTT 구독자는 지난해 말 기준 6억133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7% 급증했다. 이미 케이블 가입자 수 5억5600만 명을 넘어섰다. 케이블에서 OTT로 갈아타는 이른바 ‘코드커팅(code cutting)’ 인구가 2022년에는 551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OTT 간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사람들은 더욱 다양한 쇼를 즐길 것”이라며 “스트리밍 산업을 더욱 주목받게 만드는 경쟁”이라고 말했다.  
 
패권이 OTT로 넘어가기 시작하며 HBO·CBS 등 기존 방송사들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SLIN OTT 서비스로 맞불을 놓고 있다. 다만 기존 방송사들이 SLIN OTT에 집중할 경우 자칫 시청자들의 코드커팅이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진퇴양난에 놓였다.
 
애플·디즈니 등 IT·콘텐트 공룡이 OTT에 뛰어드는 것은 이익 확대는 물론 콘텐트 유통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디즈니 등 콘텐트 제작사는 스스로 방송사를 대체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강준석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OTT 서비스의 오리지널 콘텐트 중요성이 커지는 데 비해 현재 대부분 OTT 서비스는 제3자로부터 구매한 콘텐트 비중이 매우 크다”며 “제작사가 핵심 콘텐트의 공급을 중단하면 OTT 플랫폼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사례도 나온다. 미국의 ‘로쿠’는 TV에 독자 운영시스템(OS)을 설치해 시청자가 선호하는 OTT 방송을 선별해 제공한다. 다양한 콘텐트로 시청자를 모아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창출한다.  
 
OTT를 다른 구독형 상품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동영상·음악·e북 등 디지털 콘텐트를 묶은 구독형 상품 올프라임을 내놨다. TV 홈쇼핑처럼 OTT에 e커머스를 연계해 판매·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만 OTT의 경쟁 심화와 콘텐트 제작 비용 상승, 이에 따른 요금 인상 등의 우려도 나온다. 실제 OTT 사업자들은 날로 높아지는 구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명 프로듀서·감독·작가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OTT 동시 가입을 통해 콘텐트 소비욕을 충족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지만, 복수 이용자의 피로도나 경제적 부담감이 커질 경우 관련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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