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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구 안했다"···예산 100억 챙긴 김재원의 거짓말

중앙일보 2019.12.12 16:22

“반대한 예산만 올려놓고 언론플레이”

김재원 의원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해 '날치기 통과'라고 비판하며 특히 "(내가) 요구한 예산은 한 푼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거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 예산안 소위 심사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증액 반영된 김 의원 지역구 SOC사업 7개 모두 자신이 증액을 요청한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록 기자]

김재원 의원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해 '날치기 통과'라고 비판하며 특히 "(내가) 요구한 예산은 한 푼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거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 예산안 소위 심사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증액 반영된 김 의원 지역구 SOC사업 7개 모두 자신이 증액을 요청한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록 기자]

 
“요구한 예산은 한 푼도 올리지 않고 도리어 제가 반대했던 예산을 잔뜩 올려놓고는 마치 제가 요구한 예산처럼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2020년도 예산안이 10일 한국당만 뺀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정작 김 의원은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는 등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김 의원은 “언론플레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그럼 김 의원 지역구에서 증액된 예산안은 실제로는 그가 반대한 것일까.
 
2020년 예산안 증액분 중 김 의원 지역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관련 대형 SOC사업은 총 7개다. 우선 의성 불법 폐기물 처리 행정대집행 사업이 기존 221억7600만원에서 48억원 증액됐다. 또 국도 건설 사업 중 구미-군위IC는 20억원이, 군위-의성 구간은 10억원이 증액됐고 상주 낙동-의성 선형개량 공사는 신규로 4억원이 책정됐다. 상주·청송 지역에 LPG소형 저장탱크를 보급하는 사업 역시 기존 67억2000만원에서 3억원이 늘었다. 나머지는 상주 냉림 하수관로 정비(5억원 신설), 군위 화수지구 재해 위험지역 정비사업(3억원 신설) 등이다.
 

증액 예산 100% 김 의원 민원성 사업

내년도 예산안에 증액 반영된 김재원 의원 지역구 내 SOC사업. [중앙포토]

내년도 예산안에 증액 반영된 김재원 의원 지역구 내 SOC사업. [중앙포토]

 
김 의원 주장대로라면 이같은 사업에 본인은 증액을 반대했으나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 신당)협의체’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예산안을 반영한 셈이 된다.
 
하지만 2020년 예산안 예산소위 심사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해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 총 550억원 규모의 증액을 요청했다. 내역을 살펴보면 우선 국토교통부 예산에선 낙동-의성 선형개량 공사에 176억원, 구미-군위IC 국도 건설에 104억원을, 군위-의성 국도 건설엔 58억원을 증액 요청했다. 상주·군위·의성·청송군 4개 마을에 대한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 추진을 위한 6억원 증액도 요청했다.
 
환경부에는 상주시 냉림동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에 대한 40억 증액을 요청했다. 군위 화수지구 재해 위험지역 정비사업은 3억원 증액을 요청해 예산안에 반영됐다. 의성 불법 폐기물 처리 행정대집행 사업 역시 48억원의 예산을 더 요청했는데 모두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증액 반영된 김 의원 지역구 대표 SOC 사업 7개 모두 스스로 요청해 따낸 것이었다. “요구한 예산은 한 푼도 올리지 않았다”는 김 의원 해명과는 배치된다.
 

판 치는 쪽지·민원 예산

매년 예산안 심사 시즌엔 각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한 눈치싸움을 벌인다. 일부 의원들은 '쪽지 예산' 형태로 민원성 예산을 청탁하기도 한다. [중앙포토]

매년 예산안 심사 시즌엔 각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한 눈치싸움을 벌인다. 일부 의원들은 '쪽지 예산' 형태로 민원성 예산을 청탁하기도 한다. [중앙포토]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일명 쪽지예산)은 매년 예산안 심사때마다 반복되는 고질병이다. 그 결과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 중 SOC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9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김 의원은 예결위원장임에도 예산의 증·감액 내역을 최종 결정하는 예결위 소소위에 참석하려고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동안 소소위엔 여야 간사만 참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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