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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만나지마" 생수병에 농약···제주 70대男 어긋난 짝사랑

중앙일보 2019.12.12 15:46
기사와는 관계 없습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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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사랑하던 여성에게 농약을 탄 물을 마시게 해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이재권 수석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모(74)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홍씨는 올해 1월 13일 제주시 한 주택가에 주차된 A(62·여)씨 차량에 주삿바늘로 구멍을 뚫어 농약을 탄 생수병 2개를 몰래 놓고 갔다. A씨는 자신이 사지도 않은 생수병이 차량에 있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해 화를 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성분 감정 결과 해당 생수병에 담긴 물에서 치사량이 넘는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3개월간 수사 끝에 홍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했다.
 
홍씨는 평소 자신이 호감을 보였던 피해자 A씨가 다른 남성 B씨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A씨와 B씨의 사생활에 대한 저속한 허위사실이 담긴 쪽지를 피해자들의 집과 영업장 인근에 게시하고, A씨의 사위를 사칭한 쪽지를 B씨에게 보내 협박하기도 했다.
 
홍씨는 “오래돼 약효가 없는 극소량의 농약을 넣었다”며 A씨를 살해하려는 의사가 없었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멀리한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에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고독성 농약을 물병에 주입해 살해하려 했다”며 “범행의 내용이나 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열린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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