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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 반영됐지만..의사당 설치 위한 국회법은 개정 안돼

중앙일보 2019.12.12 11:47
국회 세종의사당(국회 분원) 설계비 10억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환영했지만, 세종의사당 설치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이 안 돼 정상 추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서 설계비 반영
세종 주민과 정치권 일제히 "환영"
의사당 설치위한 국회법은 개정안돼

국회사무처가 마련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결과, 분원은 정부세종청사 인근 B 후보지가 최적지로 꼽혔다. [연합뉴스]

국회사무처가 마련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결과, 분원은 정부세종청사 인근 B 후보지가 최적지로 꼽혔다. [연합뉴스]

 
세종시는 12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를 포함해 총 8357억원의 시 예산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세종의사당 설계비는 앞서 지난달 14일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안건으로 상정됐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심의가 보류됐다. 또 한국당의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에 포함되는 등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서 예산반영이 불투명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송아영 위원장은 “국회 세종 분원 설치는 자유한국당과 국민 간의 약속”이라며 “하지만 국회 예산이 아닌 행복도시건설청 예산으로 설계비를 반영한 것은 정부의 예산수립원칙에도 어긋나고, 국회 분원의 규모(상임위 숫자 등)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예산만 반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송 위원장은 “절차를 무시한 채 올해에도 설계비 10억원을 반영했다가 사용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라고도 했다.
 
반면 이춘희 세종시장은 “올해 세종의사당 용역 결과가 나온 만큼 내년은 의사당 설계 공모와 설계 착수까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이 본회의를 열어 가결함에 따라 세종의사당 설계비도 반영됐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내년 초 국회 사무처 주관으로 '국민 공청회'를 열고 세종의사당의 위치와 규모, 건립 시기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국회 사무처가 국토연구원에 의뢰, 올해 1~7월 진행한 연구용역에서는 '세종호수공원 북쪽'이 의사당 설치 최적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세종청사(59만6283㎡)보다 약간 좁은 50만㎡의 부지에 의사당을 설치,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체 상임위원회 17개 중 10개(58.9%)를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충청지역 시민단체가 참여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ㆍ상생발전을 위한 충청권 공동대책위원회(충청권 공대위)는 환영했다. 충청권 공대위는 “국회 설계비 10억원은 단지 숫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대의명분과 의지를 뒷받침하는 정치권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라며 “500만 충청인과 함께 환영한다”고 했다. 세종시의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도 “국가 균형발전을 염원하는 550만 충청인 덕분에 본회의를 통과해 정상 건설을 위한 마중물을 확보했다”고 논평했다.
 
행정수도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세종회의, 세종시의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8월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안 속칭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계획을 확정하고, 설계 용역 등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수도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세종회의, 세종시의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8월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안 속칭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계획을 확정하고, 설계 용역 등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계비가 반영됐지만, 세종의사당 사업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사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이번 국회에선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해찬 의원이 2016년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3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 운영위 소위에 이 법안이 상정됐지만 처리되지 못한 채 심사 안건으로 분류돼 다음 날 열린 전체 회의 안건에서 결국 빠졌다.
 
국회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임시국회를 소집하더라도 국회법 개정안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총선 정국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국회 분원 설치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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