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벨문학상 받으면 뭐하나 ... '외교상 기피인물'로 찍힌 이 작가

중앙일보 2019.12.12 07:16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페터 한트케 [EPA=연합뉴스]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페터 한트케 [EPA=연합뉴스]

 
발칸반도에 위치한 코소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페터 한트케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했다.
 
베기엣 파콜리 코소보 외교장관은 11일(현지시간) "한트케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으며 이제 그는 코소보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자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범죄"라는 말도 덧붙였다.  
 
코소보뿐 아니다.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서도 그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했다. 외교상 기피인물은 주재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외교관이나 외교 사절을 일컫는 말이다.  
 
한트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논란이 됐다. 1990년대 말 끔찍한 유고 내전을 주도했던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전범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낭독한 행적 때문이다. 한트케가 밀로셰비치와 친한 관계였다는 점이 특히 분노를 샀다. 밀로셰비치는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코소보 등에서 '인종 청소'를 벌인 인물이다.
 
페터 한트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대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페터 한트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대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도 한트케는 '찬밥 신세'였다. 
 
알바니아·보스니아·크로아티아·코소보·북마케도니아·터키 등에서 외교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인권침해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트케는 시상식에서도 스웨덴 왕가와 멀찍이 떨어진 자리를 배정받는 한편, 전통적인 행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스톡홀름에서는 그의 수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모로 수모를 겪은 셈이다.  
 

관련기사

 
오스트리아 출신 한트케는 『관객모독』으로 유명해진 작가다. 유고 내전의 인종학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무지한 질문보다 화장실 휴지가 낫겠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