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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전 사라진 미술품이 벽 속에서…클림트 그림 도난 미스터리

중앙일보 2019.12.12 01:22
갤러리에서 사라졌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왼쪽)이 22년 만에 갤러리 외벽 속 공간에서 발견됐다. [AP=연합뉴스]

갤러리에서 사라졌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왼쪽)이 22년 만에 갤러리 외벽 속 공간에서 발견됐다. [AP=연합뉴스]

22년 전 이탈리아의 한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줄 알았던 그림이 해당 미술관 외벽 속에서 발견돼 화제다. 
 
화제의 그림은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1917년 그린 젊은 여인의 초상화다. 그림이 언제부터, 어떻게 그곳에 숨겨졌는지가 확인되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이 그림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의 리치 오디 미술관 정원을 관리하던 인부에게 발견됐다.  
 
이날 인부는 미술관 건물 외벽 담쟁이덩굴을 정리하던 중 금속으로 된 작은 문을 보게 됐다. 이 문을 열자 벽 안쪽으로 공간이 발견됐다. 그 안에는 그림 한 점이 담긴 검은 쓰레기봉투가 놓여있었다.  
 
인부는 미술관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미술관 관계자는 봉투 안에 담긴 그림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1997년 2월 해당 미술관에서 사라졌던 클림트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클림트가 1916∼1918년 사이 완성된 여러 개의 여인 초상화 가운데 하나였다.
 
미술관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그림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침입 흔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누군가가 천장의 채광창을 통해 낚싯줄로 그림을 끌어올렸을 것이라 추정했지만 범인은 물론 도난된 그림도 끝내 찾지 못했다. 
 
이탈리아 미술계는 이 그림이 1969년 시칠리아의 한 성당에서 홀연히 사라진 카라바조 그림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도난 미술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외벽에서 발견된 그림은 훼손되지 않은 좋은 상태였다. 미술관 관계자는 "그림 상태가 매우 훌륭하다"며 감격했다. 이어 "이처럼 인적 드문 외진 벽 속에 고스란히 감춰져 있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림이 발견된 건물 외벽 속 공간에 대한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해당 공간이 원래 있었던 것인지, 누군가가 새롭게 만든 것인지, 그림이 처음부터 건물 외벽 속에 숨겨져 있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미술관으로부터 해당 그림을 넘겨받아 다시 수사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문가에 감정을 의뢰해 그림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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