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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101억, 전해철 52억, 정동영 30억…지역구 예산 챙긴 여야 실세들

중앙일보 2019.12.12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날치기의 극한 대결 속에서도 여야 합심(合心)이 돋보인 대목이 있다. 막판 끼워 넣은 지역구 예산이다. 실세들이 역시 강했다. 보통 여권은 당정 논의 과정에서 반영한다. 정부안에 대충 들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야권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주로 반영한다. 정부안과 본회의 통과안을 비교하면 야권 실세들의 증액 또는 신설분이 두드러진 이유다.
 

이해찬 등 막판 끼워넣기
정부안에 없는 항목 만들어 증액
예산안 통과 후엔 자화자찬 홍보

이런 경향이 이번에 유독 심하다.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평화당, 대안신당) 협의체’까지 불법 논란을 일으켜가며 예산 넣고 빼는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부안에 없는 항목을 만들어가며 증액하는 데 성공했다.
 
지역구 예산 얼마나 늘었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지역구 예산 얼마나 늘었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4+1’ 의원들 예산 증액=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종)는 세종시의 지역 교통안전 환경개선사업에서 정부안 9억5000만원보다 5억1200만원 늘어난 예산을 확보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전주병)는 전주역사 개량 사업에 정부안 14억원보다 1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전주탄소산단진입도로 개설 사업으로 정부안 2억3900만원보다 20억원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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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게’ 늘린 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이다. 2015년의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신안산선 2단계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위해 2억원을 신설했다. 정부안에 없던 내용이다. 장차 수조원대로 자랄 ‘알박기’를 한 셈이다. 또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에 정부안 908억원에서 50억원을 추가로 따냈다.
 
‘4+1 협의체’ 협상에 참석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구리)도 구리시의 아천빗물펌프장 정비비로 예산 4억원을 신설하는 등 쏠쏠하게 챙겼다.
 
군소야당 참가자들은 대부분 새로 항목을 만들며 예산을 따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군산)은 군산대 노후화장실(9억원) 등 최소 네 항목에 25억원을 꿰찼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익산을)는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 예산 7억2500만원,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정읍-고창)은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사업에 2억원 등을 확보했다.
 
◆한국당도 열심=예결위원장이자 한국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의 지역구 관련 예산은 1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상주·청송 LPG 소형 저장탱크 보급’ 예산을 기존 67억2000만원에서 3억원 늘리는 등 정부안을 91억원 증액했는가 하면 상주 용포지구와 강화 매음지구 등 농촌용수 개발(6억원) 포함, 신설 예산(10억원)도 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충주) 의원도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에 3억원, 두무소 생태탐방로 조성 예산 1억원, 충주 석종사 개보수 예산 1억1200만원 등을 챙겼다.
 
◆“내가 예산왕”=장석춘(구미을) 한국당 의원은 10일 오후 9시7분 “구미에 295억원 로봇인력 양성기관 유치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 한국당의 반발 속 민주당 등에 의해 예산안이 강행처리된 1분 뒤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날치기라더니… 보는 내가 민망하다”고 꼬집었고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총선 겨냥용 빚더미 예산, 대북 퍼주기 예산에 반대한 것이지 내년도 예산안 전체를 반대한 게 아니다. (홍보한 예산은) 3년간 모진 풍파를 겪으며 통과시킨 예산이라 너무 좋다”고 맞섰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내년 목포 관련 국비예산 1047억원 증액, 총 7924억원 확보했다”는 자료를 냈다. 이용호(남원-임실-순창) 무소속 의원은 “예산왕 실력, 올해도 빛났다”고 자화자찬에 나서기도 했다.
 
한영익·윤성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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