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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릿 콜 3870억원…투수 폭등 장세에 류현진 빙그레

중앙일보 2019.12.12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국내 시상식에서 미소 짓는 류현진(왼쪽).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시상식에서 미소 짓는 류현진(왼쪽).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에서 선발투수 시장 가치가 치솟고 있다. 새 팀을 찾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32)에게는 희소식이다.
 

양키스, 콜과 역대 최고연봉 계약
전날 스트라스버그 7년 2900억원
다저스-보라스, 류현진 논의 보도
류 ‘4년 1200억원’ 기대감 드러내

MLB닷컴은 11일 ‘FA 투수 게릿 콜(29)이 뉴욕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387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콜의 연평균 수령액은 3600만 달러(430억원)다. 3월 MLB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가 12년 총액 4억3000만 달러(5135억원)에 계약하며,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대우를 기록했다. 콜의 계약 규모는 트라우트에 이어 MLB 역대 2위다. 연평균 액수는 콜이 트라우트(3583만 달러·428억원)보다 높다. 역대 MLB 최고액이다.
 
게릿 콜. [AP=연합뉴스]

게릿 콜. [AP=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출신 콜은 LA 다저스나 에인절스가 아닌 양키스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11세이던 2001년, 콜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양키스를 응원했다.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콜의 사진은 MLB에 입성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게릿 콜은 지난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월드시리즈에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양키스를 응원했다. 2019년 12월 양키스 입단식에서 당시 피켓을 재연해 들고 있는 콜. [로이터=연합뉴스]

게릿 콜은 지난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월드시리즈에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양키스를 응원했다. 2019년 12월 양키스 입단식에서 당시 피켓을 재연해 들고 있는 콜. [로이터=연합뉴스]

콜은 2008년 양키스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했다. 파격적인 신인 계약금(400만 달러·47억원)을 제시했지만, 콜은 이를 거절하고 UCLA에 입학했다. 이때도 그의 에이전트는 스콧 보라스(67)였다. 대학 졸업 후 콜은 피츠버그 파이리츠,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치며 MLB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 20승 5패, 326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1.72의 눈부신 피칭을 했다.
 
2008년 양키스 제안을 뿌리쳤던 보라스는 11년이 지난 뒤 양키스를 다시 만나 80배가 넘는 계약을 끌어냈다. 콜을 영입할 경우 사치세(Luxury tax, 팀 총연봉 제한액 초과에 따른 벌금)를 물어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양키스는 어마어마한 계약에 사인했다. 전날(10일)에는 강속구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계약했다. 이 역시 예상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다. 스트라스버그의 에이전트 역시 보라스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나란히 ‘대박’ FA 계약에 성공했다. 게릿 콜과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보라스다. [AFP=연합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나란히 ‘대박’ FA 계약에 성공했다. 게릿 콜과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보라스다. [AFP=연합뉴스]

보라스의 벼랑 끝 협상 스타일로 볼 때, 콜과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은 올해를 넘길 수도 있었다. 두 투수가 예상보다 이르게, 기대보다 더 많은 돈을 받으며 계약한 건 FA 시장이 그만큼 뜨겁다는 뜻이다. 콜과 스트라스버그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났을 때 보라스는 “구단주들이 엘리트 선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구단들을 압박했다.
 
다음은 류현진 차례다. 선발 투수진 강화가 목표인 양키스의 타깃 중에는 류현진도 있었다. 콜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으면서 류현진의 양키스행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대신 콜과 스트라스버그가 엘리트 선발 투수의 가치를 올려놓았다. 류현진에게는 큰 호재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이 2013년부터 올해까지 뛰었던 다저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류현진 재계약에 관해 보라스와 대화를 나눴다고 인정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내의 한 시상식에 참석한 류현진은 “에이전트한테 들은 게 없다. 내가 서부 지역을 선호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스트라스버그가 좋은 계약을 한 것 같아 부럽다”고 웃었다.
 
뜨거워지는 MLB 투수 FA 시장

뜨거워지는 MLB 투수 FA 시장

이 인터뷰가 끝난 뒤에 콜의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콜 소식까지 들었다면 류현진은 더 흐뭇했을 것이다. 류현진은 콜과 스트라스버그보다 나이가 많고 왼쪽 어깨 수술 이력도 있다. 이 때문에 보라스와 류현진은 계약 기간 3~4년 정도를 생각하는 분위기다. 대신 시장 분위기가 좋아 연평균 금액 2500달러(300억원) 정도를 기대한다. 보라스라면 류현진에게 4년 1억 달러(1200억원)를 안길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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