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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한·미 훈련이 먼저 자극···北, 연말 ICBM 발사할 것"

중앙일보 2019.12.11 16:20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띠홀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초청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띠홀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초청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2년간 유예해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말 안에 발사할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수석부의장은 11일 세종문화회관 아띠홀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초청간담회에서 “북한이 예고한 연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4월 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할 것으로 본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을 더이상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을 내세워 ICBM을 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시험(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고강도 벼랑끝 도발 전술 예상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은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선언을 하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다”며 “거기엔 미국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협상에 나오는 동안 유예한다는 조건절이 붙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5일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됐고, 북한은 더 이상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게 됐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2002~04년)을 지낸 정 수석부의장은 “제 경험상 북한은 밑도 끝도 없는 약속을 할 사람들이 아니다”며 “미국이 군사적 보복 위협을 했지만, 북한은 동북아 정세상 미국이 현실적으로 행동에는 옮기진 못할 거란 계산을 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다만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우주개발 명분을 내세워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ICBM을 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신 2017년 말에도 ICBM을 발사했던 만큼 이번엔 사거리를 늘리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9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출범식에서 활동방향 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9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출범식에서 활동방향 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의 고강도 벼랑끝 전술로 인해 남북관계는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 군사분야 합의 위반과 관련해선 “북한이 먼저 깼다고 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북한 치안질서 유지 방식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 북한을 먼저 자극했다”면서다. 한·미는 지난 8월 연합훈련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 연습’ 형태로 갈음했지만, 북한은 이에 반발하면서 미사일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달 말 남북 접경지역인 창린도에서 북한이 해안포 발사로 군사분야 합의를 먼저 깼다는 입장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선 “이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를 데리고 백두산에 올라 모닥불을 쬐는 사진 등이 공개됐다”며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정신으로 버티겠다는 의미로, 제재로 우리(북한)가 손 들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란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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