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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준비 부부, 도로변서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2019.12.11 13:00

[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37)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공업 발달과 함께 매연, 공업폐기물, 화학유해물질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심각한 실정이다. 최근 의학적으로 이러한 환경파괴의 요인에 기인하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유전적으로 직접 영향을 미치는 비뇨생식기의 변화다. 덴마크의 칼센 등은 1992년 정액 및 정자의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임신가능한 남성 정자의 질에 대해 쓴 61편의 논문을 후향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40년 정자수가 ml당 113×106에서 1990년 66×106으로 감소했다. 사정액의 용적도 3.40ml에서 2.75ml로 감소했는데, 이는 정자생산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핀란드의 슈미넨 등은 1958년부터 1992년까지 핀란드 사람의 정상 정자생성 빈도가 감소하고 정자생성관련 질병이나 고환의 질환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외에도 고환종양 및 정류고환 요도하열도 발생했고, 원인미상의 감정자증·무정자증·원발성 발기부전의 문제도 제기됐다.
 
급속한 공업 발달과 심각한 환경파괴로 인한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유전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뇨생식기의 변화이다. [사진 JTBC]

급속한 공업 발달과 심각한 환경파괴로 인한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유전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뇨생식기의 변화이다. [사진 JTBC]

 
보통 1년간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으로 판단한다. 남성불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정류고환·정계정맥류처럼 고환 외적인 문제가 발기부전이나 사정장애 또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세균감염이나 약물복용, 과도한 음주 및 흡연도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흔히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교란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성기능을 억제하거나 정자 형성을 억제해 정자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까지 정자의 질 저하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가설로는 자궁내와 신생아기에 환경적인 에스트로겐의 노출이 증가해 정자형성과정에 필수적인 서토리 세포의 수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특히 에스트로겐양 물질이 환경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아기 초기에 에스트로겐 역할 때문에 남성기관에 이상의 빈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많은 환경적 화학물질이 에스트로겐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예로 유기 살충제, PCBs, 피토-에스트로겐 등이 에스트로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외부 에스로겐은 높은 농도로 지방에 지속적으로 침착해 있으며, 성호르몬 결합 단백과 결합하지 않으므로 낮은 농도에도 불구하고 자유 호르몬의 농도가 높다.
 
세균 감염이나 약물복용, 과도한 음주 및 흡연도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세균 감염이나 약물복용, 과도한 음주 및 흡연도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에스트로겐에 대해 알파페토단백이 남자 태아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지만 에스트로겐인 디에틸스틸베롤(DES, diethylstilbestrol)로 치료받은 환자에서 정류고환, 정액의 질 저하, 고환종양의 빈도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 동물실험에서 DES로 치료한 군에서 정류고환, 요도기형, 고환발육 저하, 정액의 질 저하, 불임, 다른 성기관의 이상과 고환종양의 빈도가 증가했다. 최근 임신한 쥐에 에스트로겐 역할을 가지는 화학약물을 환경적 수준으로 유지시켰을 때 자손에서 고환크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일부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중금속인 카드뮴(Cd) 및 납(Pb) 농도 및 p,p-DDE, 비스페놀(Bisphenol A), 빈클로졸린(vinclozolin), 엔도설판(endosulfan alpha)등이 비뇨생식기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와 있다. 플라스틱 가소제, 향수, 화장품, 방향제, 삼푸, 세제에 자주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정자의 수와 운동성 감소에 영향을 미쳐 결국 남성불임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5 um 이하의 초미세분진으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가 OECD 국가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대기오염 피해는 저출산에도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초미세분진인 디젤연소물질은 독성물질, 발암물질, 생식및 발달독성물질, 환경호르몬으로 인식되는 40개이상의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임 부부에 대한 치료비용 지원과 더불어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이나 극미세분진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 pixabay]

불임 부부에 대한 치료비용 지원과 더불어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이나 극미세분진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 pixabay]

 
0.1 um 이하의 극미세분진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혈액을 따라 여러 부위로 전달되며, 고환에 이르러 정자에 노출된 경우 미토콘드리아에 과다한 활성산소 발생으로 정자수 감소, 운동성 저하의 원인이 된다.
 
현대생활에서 여러 화학물질과 극미세분진에 노출돼 원하지 않은 불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 자발적으로 피임을 통해 자녀를 갖지 않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적지않은 부부가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다.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이나 극미세분진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돼 정자 손상에 따른 남성불임이 늘고 있으므로, 이 분야에 대한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는 극미세분진·초미세분진에 많이 노출되는 도로변 인근에 거주하는 것과 스프레이·향수·방향제·세제 등 화학물질의 과다 사용, 환경호르몬에의 직업적인 노출은 피해야 한다.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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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필진

[임종한의 디톡스]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산업화, 문명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놓기는 했지만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유해성분과 독소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 몸의 독소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건강한 일상,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디톡스(Detox, 해독)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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