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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은 없었다…대법관 후보 '서오남' 압도적, 女후보 1명뿐

중앙일보 2019.12.10 19:12
대법원이 내년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오른쪽)의 후임 후보자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조희대 대법관이 2014년 3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대법원이 내년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오른쪽)의 후임 후보자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조희대 대법관이 2014년 3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대법관 후보 중 여성은 1명

여성 대법관 후보자는 지난해에 이어 또 1명 뿐이었다. 올해엔 그 1명의 후보자마저 '형식적 천거'란 말이 나온다.
 

대법원, 조희대 대법관 후임 후보자 21명 발표
50대·서울대·남성 압도적, 김우진·여운국·노태악 거론
女후보 1명은 김재형 대법관 아내인 전현정 변호사

대법원은 내년 3월 퇴임하는 조희대(사법연수원 13기·62세) 대법관의 후임자로 지명될 신임 대법관 후보 21명을 10일 공개했다. 
 
이중 여성 후보자는 김재형(연수원 18기·54세) 대법관의 부인인 전현정 변호사(연수원 22기·53세)가 유일하다. 지난해 김소영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20명 중에 이선희 성균관대 교수(연수원 19기·54세)가 유일한 여성 후보자였던 것과 마찬가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에선 전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될 최종 후보 3인에 오를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대법원 역사상 부부 대법관이 나온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전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인 복수의 판사 출신 변호사들은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대법원이 전례를 깨며 전 변호사를 최종 후보에 올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남성 일색의 대법관 후보 사이에서 구색 맞추기로 전 변호사를 밀어 넣은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현정 변호사 [대법원]

전현정 변호사 [대법원]

대법원 "심사 동의한 女후보 1명" 

대법원 관계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55명의 후보자가 추천됐고 그중 6명의 여성 후보자가 있었다"며 "심사에 동의한 여성 후보자는 전 변호사가 유일해 1명만 남은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한 현직 여성 판사는 "다양성의 관점에서 여성 대법관 후보자가 1명인 것은 놀랍다"고 했다. 현재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 중 여성 대법관은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 총 3명뿐이다.
 

서오남에 집중된 대법관 후보들

21명의 대법관 후보들은 성별만큼이나 학력과 나이, 출신에서 서오남판(서울대·50대·남성·판사)에 집중됐다. 21명 중 16명이 현직 판사였다. 나머지 5명 중에도 3명은 판사 출신 변호사였다. 검사 출신은 없었고 순수 변호사는 이광수·장경찬 변호사 2명 뿐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학력도 서울대 16명, 고려대 3명, 한양대 1명, 영남대 1명으로 서울대에 집중됐다. 연수원 기수는 여운국 변호사(연수원 23기·52세)를 제외하곤 모두 20기보다 위였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장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엘리트 남성 법관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전례를 따른 보수적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민변 출신인 김선수 대법관 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보자간 경쟁 치열할듯 

하지만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차기 대법관을 놓고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엘리트 법관 출신 후보들이 상당수 추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장에게 최종 후보의 3배수를 선정해 추천하는 대법관추천위원회 위원 10명과 후보자들 사이의 인연이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7년 9월 13일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던 여운국 변호사(가운데)의 모습. 박종근 기자

2017년 9월 13일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던 여운국 변호사(가운데)의 모습. 박종근 기자

법조계에선 대법관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김우진(연수원 19기·55세)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여운국 변호사, 노태악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연수원 16기·57세), 김흥준(연수원 17기·58세) 서울남부지방법원장, 윤준(연수원 16기·58세) 수원지방법원장을 꼽는다. 재야 변호사 출신인 이광수 변호사(연수원 17기·57세)에 대한 법조계의 평판도 좋은 편이다. 
 

연수원 선두 김우진, 김명수 재판부 여운국 

김 수석연구위원의 경우 사법연수원 19기 수석 출신으로 법관 동기 중 선두에 선 인물이다. 
 
여운국 변호사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 같은 재판부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할만큼 김 대법원장과 개인적 인연도 깊다. 
 
김우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대법원]

김우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대법원]

여 변호사는 대법관 추천위 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6년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변호를 맡는 등 전관 변호사로 많은 사건을 수임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인 노태악 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 평판이 좋고 비서울대 출신(한양대 법대)인 것이 강점이다. 김흥준·윤준 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로 항상 거론될만큼 능력과 인품을 갖췄다. 윤 법원장은 윤관 전 대법관의 아들이다. 하지만 두 법원장 모두 연수원 기수가 높은 편이다. 
 
비법관 출신인 이광수 변호사는 재야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목소리를 냈던 법조인이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뒤 사건에 연루된 법관 파면과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연수원 동기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리에 밝고 깐깐하며 합리적"이라며 "재야 법조인 중 자신만의 영역을 오랜기간 쌓아온 몇안되는 변호사"라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6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6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법원 23일까지 국민의견 수렴 

대법원은 23일까지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21명의 후보자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대법관 추천위원회 위원들이 다방면의 검증 작업을 진행해 3배수 이상의 대법관을 대법관 제청대상으로 대법원장에 추천하게 된다. 김 대법원장은 그 중 1명을 최종 선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10명으로 구성된 추천위 위원엔 조희대 선임대법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현재는 김오수 차관),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 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한 최창석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이 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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