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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잦았다…트랙터 후진해 아내 친 70대 남편 구속

중앙일보 2019.12.10 11:26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지난달 30일 A씨(77)는 아내 B씨(73·여)와 부부싸움을 한 뒤 집을 나섰다. 이들은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다퉜다고 한다. 오후 2시쯤 집 근처 이면도로에 세워놓은 트랙터로 간 A씨는 B씨가 자신의 4륜 트랙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트랙터에 올랐다. B씨가 트랙터 뒤편에 이르자 A씨는 후진을 했다. B씨는 트랙터에 치여 쓰러졌고 결국 숨졌다.
 
A씨는 B씨가 쓰러진 뒤 약 5분이 지난 오후 2시16분쯤 “아내가 일하다가 쓰러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A씨는 아내가 쓰러졌는데도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 그는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운전대를 우측으로 꺾어서 후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급발진이나 운전미숙으로 보기 힘든 형태였다.
 
경찰은 CCTV 영상에 대한 도로교통공단의 의견, 부검 의견서 등을 종합해 A씨가 고의로 B씨를 치어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다발성 골절과 심장 파열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도 결국 경찰에 “평소 아내와 부부싸움이 잦았고 당일도 다툼이 있었다”면서 “감정이 상한 상황에서 아내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사실상 시인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살인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거쳐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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