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팩트체크]타다, 택시 하란 법인가 ‘타다금지법’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2019.12.10 05:00 경제 2면 지면보기

'혁신'과 '붉은깃발' 기로에 놓인 모빌리티 제도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진영 기자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의견 청취도 없이 만들어진 국토부 법안에 졸속으로 타다 금지조항을 넣어 발의했다.”(8일 이재웅 쏘카 대표 페이스북)
“타다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제도권 안에 편입시켜 국민의 이동 편의를 제고하는 법이다.”(9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입장문)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살펴보니
총량 관리로 대규모 증차 힘들어
모빌리티 업체 수익 내는 데 한계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주말새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잇달아 글을 올려 ‘개정안=타다금지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타다 금지법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법안”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택시 4단체도 입장문을 통해 타다를 맹비난했다. 개정안은 이 대표 말대로 타다 금지법일까, 박 의원 말대로 모빌리티 혁신법일까. 양측의 주장과 모빌리티 업계 전반을 취재해 각각의 주장을 팩트 체크했다.  
 

①타다 보고 택시 하라는 법인가?(X)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재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고 있는 개정안은 당초 타다를 금지하는 게 아닌 타다와 같은 서비스를 제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다.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 항목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 면허를 받은 사업자는 기여금을 내는 대신 그간 택시에 적용된 차종·요금·외관 규제가 없는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골자다. 기존 법에 존재하던 택시 가맹사업, 중개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 권오상 전략총괄이사는 “개정안은 모빌리티 사업자가 기존 택시처럼 사업하라는 법안이 아니라 면허를 취득해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라는 법안”이라며 “총량 관리를 받는 면허 틀 안에서 여러 가지 혁신적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장점은 명확하다. 그간 모호하게 규정된 시행령을 근거로 불안하게 서비스를 해온 스타트업에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준다는 점이다. 법이 마련되면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형사 소송까지 진행되는 상황이 빚어낸 ‘불확실성’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정부가 총량을 관리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선 필요할 때 대규모 증차가 어렵다. 또 지금까지 내지 않아도 됐던 기여금도 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업계 대상 설명회에서 대당 월 40만원 안팎을 예시로 든 바 있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현재 타다가 운영하는 밴이 1500대인데 1500대일 경우 한 달에 6억원, 1년에 72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②타다 금지법인가? (△)  

이재웅 대표가 지난 8일 게시한 페이스북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재웅 대표가 지난 8일 게시한 페이스북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타다의 사업 근거가 되는 시행령을 정식 법 조항으로 상향하고 관광 목적에 따라서만 가능하도록 명확히 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허용하는 안을 같이 담고 있어 타다를 금지하는 법안이라고만 정의할 수는 없다. 
 
또 면허 기여금을 낸다면 현행 타다 베이직 서비스도 지속이 가능하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은 “총량규제와 기여금 때문에 규제가 없는 지금보단 모빌리티 업체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하지만 “법이 없을 때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근거 법령을 일단 만들고 시행령이 혁신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령에 있던 타다 근거조항을 손보는 내용을 법으로 상향시켜 개정안에 포함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당초 국토부는 면허 규모, 기여금 액수 등 민감한 사안은 일단 법제화를 한 뒤 시행령에서 조정하는 방식으로 법안을 구성했다. 타다 근거조항에 대한 시행령 개정도 얘기하긴 했지만, 법안 통과가 우선이었다. 
 
하지만 의원 입법 과정을 거치면서 후순위였던 타다 금지조항이 개정안에 덜컥 들어가 버렸다. 업계에서 “안 좋은 선례”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관계자는 “앞문을 열어주고 거기서 잘 되기 시작하면 차츰 뒷문을 닫으면 될 일인데 아예 뒷문부터 닫고 시작하라니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며 “좋은 취지의 법인데, 택시업계 이익만을 보호하는 법이란 오명을 듣는 자충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③소비자 편익이 나빠진다. (△)

승합차 공유서비스 '타다'. [뉴스1]

승합차 공유서비스 '타다'. [뉴스1]

가장 첨예한 논박이 오가는 부분은 ‘소비자 편익’이다. 이재웅 대표는 “이렇게 모빌리티를 금지해서 국민이 얻는 편익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법제화가 되면 '타다만 있을 때'보다 다른 서비스들이 나와 경쟁하면 새로운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실제 법 통과 이후 불확실성이 사라진 틀 안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들이 많다. ‘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 등 기존 택시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크기와 요금제를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다. 우버 코리아 관계자도 “(법이 통과되면) 우버의 기술과 택시업계 노하우를 접목해 협업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