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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 예년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중앙일보 2019.12.09 17:28
최근 5년 간 삼성 사장단 인사 시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5년 간 삼성 사장단 인사 시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해 삼성 임원 인사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연말을 앞두고 잇따라 재판 이슈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현직 인사팀장은 물론 고위직 상당수가 이달 내 사법부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삼성은 12월 첫째 주 목요일(6일)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12월 둘째 주가 되도록 아직 소식이 없다. 
 

삼바 증거인멸 사건 8명 모두 실형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는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삼성전자 재경팀 소속 이모 부사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삼성 안팎에서 ‘작은 미래전략실’로 불리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소속 김모 부사장은 징역 1년 6개월, 삼성전자 인사팀 소속 박 모 부사장 역시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재판 선고공판에서 백모 삼성전자 상무(왼쪽부터), 양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서모 삼성전자 상무가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재판 선고공판에서 백모 삼성전자 상무(왼쪽부터), 양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서모 삼성전자 상무가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에 따르면 이들 3명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모두 삼성 사업지원 TF 소속으로 편제돼 있다. 재판부는 “성장도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져야 국민으로부터 응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8명 전원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임원진 구속 수감 등으로 인해 올 연말 인사는 정현호 사업지원 TF장(사장)이 사업부 임원 인사까지 사실상 직접 짜고 있다고 한다. 이날 1심 선고가 이뤄진 삼성 바이오 증거인멸 사건 이외에도 삼성 임원진을 둘러싼 선고 공판은 더 있다. 이른바 ‘그린화’(노조가입률 0%)를 시도한 혐의(노조법, 노동관계법 위반)로 각각 기소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설립 방해 의혹 사건 1심 공판이 각각 13일, 17일에 열린다. 
 

인사팀장도 이달 선고, 정현호 사업지원 TF장이 직접 인선 

특히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설립방해 사건의 경우, 전·현직 임원 32명이 재판에 계류 중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전직 삼성전자 인사팀장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현직 인사팀장인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서 삼성전자의 리더십이 상당 부분 공백을 맞을 수도 있다. 
 
법원은 지난주에도 삼성의 준법 경영 이슈를 놓고 강한 톤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지난 6일 박근혜 정부(2013~2017년) 당시 삼성의 준법의식을 언급하며 “또 다른 정치권력에 의해 향후 똑같은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을 수 있는 삼성 차원의 답을 다음 기일까지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JY 재판부, 삼성에 미국식 준법경영 주문  

사장단 인사를 앞둔 삼성에 법원이 다신 정경유착에 얽매이지 말라는 취지에서 강도 높은 영미식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이에 따라 이런 법원의 주문이 연말 삼성전자 인사나 조직 개편에도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법무팀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김상균(61·연수원 13기) 사장이 맡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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